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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의 역할

제4차 산업혁명이 눈앞의 현실이 되었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예견한 것처럼 제4차 산업혁명은 그동안 인류가 경험한 어떤 산업혁명보다 크고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런 대전환기에 기업도 과거의 역할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기업의 역할도 진화가 필요하다. 산업계에서 제4차 산업혁명은 하나의 화두를 넘어 생존을 위한 지침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같은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을 앞 다투어 선보이거나 활용하며 새로운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각국이 다양한 정책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인더스트리4.0으로 앞서나가는 독일에서 지멘스는 암베르크 공장을 생산 라인의 기계끼리 스스로 소통하는 지능형 스마트팩토리로 운영하고 있다. 모든 부품과 공정에 센서와 스캐너를 연결함으로써 맞춤형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제조 혁신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최근 한국을 찾은 지멘스의 세드릭 나이케 부회장은 한 강연에서 “지멘스는 170년 동안 장수해 온 기업이지만 현재의 인더스트리 4.0 시대에는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 누가 패배자가 될 것인지를 다시 가리게 된다”며 여전히 위기감을 나타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도태할 것이고 반면 기회를 포착한다면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는 것이다. 진화하는 기업의 역할 제4차 산업혁명은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경쟁의 구도마저 바꾸고 있다. ‘사물인터넷 전쟁’의 저자 이경현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원은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서는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던 업체가 사물인터넷 제품으로 발전하면서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업체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농기구 트랙터를 예로 들어 과거 트랙터를 생산하던 회사가 사물인터넷을 만나면 농장 관리 시스템 비즈니스로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즉 스마트한 트랙터, 스마트+커넥티드 트랙터를 거쳐 다른 농기구와 연결되고 데이터와 농기구들을 모니터링·컨트롤하는 농기구 시스템으로 발전해 날씨 정보 시스템, 농기구 시스템, 관개시스템, 파종 최적화 시스템이 하나로 연계된 농장 관리 시스템으로 진화하게 된다는 것. 실제로 가전제품의 경우 이미 단순한 가전제품에서 보다 똑똑한 스마트·커넥티드 제품 생산과 이를 모니터링·컨트롤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로 발전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집안 전체를 관리하는 스마트홈 시스템 업체로 비즈니스가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문제는 기업들이 저마다 비즈니스 생태계를 바꿀 제4차 산업혁명의 진전 방향과 향후 가능한 시나리오를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은 예측일 뿐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의 연구 보고서도,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지침서들도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의 정확한 규모와 범위를 확신하지는 못한다. 우리 선조들이 증기기관과 전기의 발명, 컨베이어벨트로 인한 대량생산, 인터넷 정보화 혁명 이후의 달라진 세계를 예상하지 못했듯 우리도 지금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확실히 알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대전환의 시기에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은 당장의 대응 전략을 짜는 것이 아니다. 보다 근원적인 관점에서 제4차 산업혁명을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견인할 기업의 역할을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업의 역할은 시대에 맞게 진화해 왔으며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 수익 창출만이 목적이던 기업은 사회적 책임의 실현을 넘어 일자리 문제, 환경 문제 등 다양한 경제·경영·사회 이슈의 해결자로서 그 책임을 부여받았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의 후유증과 월가 시위로 촉발된 양극화 문제는 이슈 해결자로서의 기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었다. 친기업 정서와 반기업 정서가 상존하는 지금의 상황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생겼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에 대한 기대가 커졌음을 반증한다. 이제는 균형적인 시각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적 통합을 이룸으로써 제4차 산업혁명 이후의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보다 건설적으로 설계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사람-기업-국가 연결하는 플랫폼 그렇다면 기업의 역할 재정의를 요구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임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저서 ‘경영자가 알아야 할 4차 산업혁명 기업 전략’에서 “사람마다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은 다르지만, 정보 기술(IT)과 다른 기술의 결합이라는 것만큼은 의견일치를 보인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라는 IT와 자동차라는 기계 기술이 결합해 탄생한 것이 자율주행차이고 정보처리를 위한 IT와 제조 기술이 결합한 것이 인더스트리 4.0이라는 것. 또 최은수 MBN 부국장은 저서 ‘4차 산업혁명 그 이후 미래의 지배자들’에서 “대변혁의 끝은 산업화 시대의 현상을 초월하는 세상, 즉 하이퍼월드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하이퍼월드란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초지능 사회 그리고 모든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초산업 사회를 말한다. 이처럼 제4차 산업혁명의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연결’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기업 간 경쟁이 무의미해진 지금 기업은 초연결·초지능·초융합 사회의 주체로서 사람-기업-국가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기업은 국가와 국민, 글로벌과 국내 그리고 각 사회기관을 연결하면서 선진화를 이끌었던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각양각색의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적극 경청하는 사회적 수용자 그리고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사회적 혁신가로서 상품과 서비스로 보다 나은 인류의 삶을 구현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나아가 신기업가정신의 발현을 통해 기업의 정신과 가치, 철학을 전파하고 확산시켜 창조적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공유가치의 창출과 사회 정의 실현에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기업 역할의 변천사 과거 기업은 영리 추구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20세기 초반 헨리 포드는 기업을 개인의 사유물이 아닌 ‘사회봉사 기관’이라 생각하고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저가격 고임금’을 경영 이념으로 공표했다. 기업의 이윤 추구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컨베이어벨트를 통한 대량생산으로 원가를 절감해 이윤을 확보하고 그것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기업이 존속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이러한 ‘포디즘(Fordism)’은 제2차 산업혁명의 기틀이 되었다. 이후 20세기 중반 미국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경제학자 하워드 보웬은 저서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에서 “사회 전체의 목적이나 가치에 알맞게 자신들의 정책을 추구하고 의사결정을 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에 옮길 의무”라며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을 정의했고 윌리엄 J. 맥과이어는 저서 ‘기업과 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사회에 대한 경제적, 법적 의무를 넘어 전체 사회에 대한 책임까지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20세기 후반 1980년대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주주에 대한 책임을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로까지 확장되었다. 또 1990년대에는 ‘기업시민’이란 용어가 등장했으며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의 지속가능보고서, ISO26000 등도 개발되었다. 21세기 들어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기업들이 자본주의의 부작용에 따른 다양한 사회 이슈의 해결자로서 책임을 다해 줄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기능에 충실한 사회적 기업들이 성장하기 시작했으며 2011년 마이클 포터는 ‘자본주의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How to Fix Capitalism)’라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기고에서 기업이 속한 공동체의 사회적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수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공유가치 창출(CSV)’ 전략을 주창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4차 산업혁명이 가속되는 가운데 소셜벤처, 공유경제 플랫폼과 같은 새로운 기업 형태가 출현했다. 기업이 바로 초연결 사회의 주체가 되어 사람과 기업, 국가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국가와 사회 발전의 변함없는 첨병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 출처 : 월간 CHIEF EXECUTIVE 2018년 4호   

18.04.16

신혜성 와디즈 대표 - 자금 불균형 해소, 불가능에 도전하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동부증권과 KDB산업은행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종사하며 느낀 자본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012년 5월 국내 최초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창업했다. ‘올바른 생각이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세상을 만든다’는 가치를 기업 비전으로 내세운 와디즈는 국내 최초의 지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회사로, 금융위원회로부터 2016년 1월 정식 인가를 받았다. 신 대표는 현재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2014년 청년기업인상(중소기업청장상), 2015년 창조경제 대상(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 대한민국 경제리더 대상(중앙일보), 2016년 금융의날 국무총리 표창, 2017년 금융위원장 표창 등을 수상했다. 자금 불균형 해소, 불가능에 도전하다 많은 스타트업의 창업자를 만나 왔지만 비전과 철학, 이를 뛰어넘는 당위성을 설파하는 이는 의외로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인터뷰 내내 스타트업 창업자에게서 좀처럼 듣기 어려운 ‘업의 본질, 신뢰, 당위성’을 말하는 좀 특별한 사람이 있다. 바로 1세대 핀테크 기업으로 설립 6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55%)를 기록한 와디즈의 신혜성 대표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체와 증권사, 국책은행에서 두루 일하며 소위 미래가 보장되는 금융 전문가의 길에 들어섰던 그가 2012년 갑자기 스타트업으로 기수를 돌렸다. 정말 필요한 사람보다 이미 잘되는 기업에게 흘러가는 자본의 불균형을 누구보다 더 가까이, 절실하게 느낀 까닭이다. ‘먹고 사는 것’에서 ‘존재의 이유’로 인생의 방향을 바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신혜성 대표를 지난 3월 20일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에 위치한 와디즈 본사에서 만났다. 신 대표는 이제 단순히 자본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서로가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또 다른 첫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 와디즈는 전 세계적으로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¹? 산업을 선도하며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어떤 기업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쉽게 말해 핀테크 기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중에서도 자금 조달을 지원해 주는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어요. 메이커, 즉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 와디즈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조달받는 서비스입니다. 사실 기존 금융권에서는 데이터 기반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기업의 현금 흐름에 따라 자금 조달 여부가 결정됐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투자받는 게 상당히 어려웠어요. 반면 와디즈는 온라인상에서 쌍방간의 의사소통을 통해 신뢰도를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받는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핀테크 서비스 플랫폼은 기존 금융권과는 매우 다른 비즈니스 방식인 것 같은데요. 기업(메이커)과 투자자(서포터)가 서로 소통하는 공간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투자 이상의 의미를 지녀요. 돈, 수익을 추구하는 것 이상으로 기업의 가치와 사람,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것이 기존의 금융회사를 통한 투자와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모험자본보다는 신뢰자본을 유통하는 크라우드펀딩 시장에서 ‘신뢰’라는 키워드는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예요. 중개 플랫폼과 기업, 기업과 소비자, 투자자와 투자자 간의 신뢰가 만들어져야 시장을 제대로 키울 수 있거든요. 신뢰도를 어떻게 쌓아갈 것인가가 바로 저희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투명성과 정보의 공개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어요. 저희는 스스로를 ‘트러스트 캐피탈리스트(Trust Capitalist)’로 정의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와디즈가 신뢰할 수 있는 회사가 되어야 하고 그 신뢰의 기반은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시작되기에 5가지 원칙을 정해 일을 하고 있어요. ‘올바른 일을 하라, 혁신의 물살을 즐기며 바꿔 나간다, 내부에서 일할 때는 팀워크를 발휘하라, 외부에서 일할 때는 파트너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만든다, 재무적 이익을 추구한다’가 그것입니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처음 창업을 할 때 상식적인 회사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이 원칙들을 철저하게 지켜 나가고 있습니다. - 창업하시기 전에 현대자동차, 동부증권, KDB산업은행 등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에서 일을 하셨는데 창업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창업 시점을 되돌아보면 ‘직장은 다 똑같고 의미를 찾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을 때’였던 것 같아요. 단지 현재 몸담은 회사에 대한 불만에 그치지 않고 진짜 ‘좋은 직장’이란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좋은 회사란 결국 제가 다니고 싶은 회사였고, 단순히 ‘먹고 사는 것’을 넘어 ‘존재의 이유’를 찾으며 자연스럽게 창업으로까지 이어졌어요. 생각해 보면 저는 천상 금융업 종사자인 것 같아요. 한쪽에는 좋은 수익을, 또 다른 한쪽에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금융업의 본질에 매력을 느끼거든요. 이 사회의 돈이 진짜 필요한 곳으로 흘러들어갔으면 좋겠는데 기존 금융권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좋은 기업들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고 다양한 방법을 찾다가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Crowd)이 함께 만드는 기금(Funding)으로 초기 스타트업에서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비상장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와디즈의 크라우드펀딩은 2013년 보상형 크라우드펀딩(리워드)으로 출발해 이후 정부 인가를 받아 2016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투자)을 추가했습니다. - 증권형의 경우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은 14개 사업자 중 투자액 기준 50%대 점유율로 독주를 하고 있는데, 이에 기존 금융권은 긴장하고 소비자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입니다. 성공의 핵심은 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해요.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업의 본질은 결국 연결입니다. ‘도대체 왜 연결이 필요한지’, ‘연결을 왜 하려고 하는지’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고민했고 신뢰를 기반으로 연결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 내자는 결론을 얻었어요. 크라우드펀딩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좋은 콘텐츠, 좋은 기업’입니다.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지지하는 기업이나 콘텐츠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기존 금융업과는 다른 크라우드펀딩의 매력이에요. 앞으로도 기존에 없는 것들을 통해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오픈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 와디즈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들여다보니 한국 시장의 트렌드 흐름도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와디즈에서 진행된 약 2500개 프로젝트의 조달 금액은 300억 원에 달하는데 성공 사례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먼저 스타가 된 사례로 가성비와 참신한 디자인을 내세운 여행용 캐리어 ‘샤플’은 15억 원 모집에 성공해 크라우드펀딩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습니다. 충무로의 예상을 깨고 관객 371만 명의 흥행 대박을 터뜨린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은 가치가 확산된 사례예요. 또 청와대 만찬에 올라 ‘문재인 맥주’라는 별칭을 얻은 토종 수제 맥주 ‘세븐브로이’는 판로 개척의 사례입니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통해 느끼는 건 트렌드 변화가 엄청나게 빨라졌다는 점과 ‘좋아하는 것에 투자하세요’라는 슬로건처럼 ‘덕업(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음)’과 ‘투자’를 일치시키는 ‘덕투일치(德投一致)’가 실현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제 전문가들이 트렌드를 제시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반증인 거죠. - 특별히 기억에 남는 메이커가 있다면요.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회사는 파력회사 인진이에요. 인진은 근거리에서 발생하는 파도에너지를 연구하는 기업인데 업력은 4년이지만 VC(벤처캐피탈) 투자를 한 차례도 받지 못하고 있었어요. 기술력이 낮아서가 아니에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 산업이고 투자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리니 VC도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한 거죠. 오랫동안 인진을 지켜보며 진정성 있는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지만 단지 금융권의 지원이 없어 사장되어야 한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이후 인진은 와디즈에 올라온 후 4억 5000만 원을 투자받았고 펀딩에는 220명이 넘는 개인 투자자가 참여했습니다. 자금 수혈과 함께 200여 명이 넘는 후원군을 얻은 거죠. 불가능에 도전해 자금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든다는 와디즈의 미션에 가장 적합한 사례가 아닌가 싶어요. - 와디즈의 혁신 원동력 중 하나로 아크, 크루, 서클로 구성된 독특한 조직구조도 꼽히는데요.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획, 마케팅, 영업 등 기능에 따라 조직을 나눕니다. 그러다 보니 각자의 KPI가 다르고 부서 간 이기주의가 생길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저희는 ‘크루’라는 목적 중심 단위로 조직을 구성했습니다. 크루는 투자, 리워드, G(Growth)의 3개로 구성되는데 목적 조직 안에 있다 보면 개인 성장에 대한 갈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서클’이라는 학습 조직을 통해 자기계발을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또 융·복합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아크’라는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매트릭스 구조 속에서 의사소통은 수평적으로 하되 의사결정은 철저히 수직적으로 하며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 이제 국내뿐 아니라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도 나서고 있는데요, 해외 진출 계획은 무엇인가요. 일단은 현지 상황, 라이선스 문제, 투자 환경, 파트너 등을 지속적으로 리서치하면서 사업을 구상하고 있어요. 해외를 다니면서 느끼는 건 언어적인 장벽, 투자 장벽이 너무 높다는 겁니다. 과거 산업 구조가 제조업 위주였을 때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 전 세계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되고 경영환경도 급변하고 있는데 국내 시장에는 여전히 제약조건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동남아만 봐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유니콘 기업들이 많은데 국내에는 찾아보기 어려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산을 남기려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위성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돼요. 올해부터 영문 서비스를 제공해 싱가포르 등 동남아 기업들이 와디즈를 통해 펀딩을 할 수 있도록 해외 시장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 마지막으로 대표님께서 그리시는 미래 청사진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언젠가 신시아 몽고메리 하버드대 교수의 강의에서 “어느 날 당신의 회사가 갑자기 망한다고 생각해 보자. 고객이 당신의 회사를 여전히 그리워할까”라는 질문을 들었는데 그때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와디즈의 미래는 결국 ‘와디즈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와디즈가 없어지면 누가 슬퍼할까요. 바로 내부 구성원들이겠죠. 와디즈의 미션을 가장 이해하는 사람들이 만족하지 못하면서 일한다면 신뢰를 줄 수 없고 그럼 와디즈가 존재할 필요가 없어요. 그렇기에 구성원들이 신뢰하고 만족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입니다. 외부에서는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나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을까 싶어요. 현재 금융권은 상환 가능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상환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형자산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스타트업 뱅크 같은 걸 만들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유통 시장의 큰 변화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시장의 발전에 맞춰 수요자들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다양한 기업을 만날 수 있도록 와디즈가 연결고리가 됐으면 합니다. 1)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 자금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업이 온라인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금을 모으는 것 - 출처 : 월간 CHIEF EXECUTIVE 2018년 4월호 - ** CE 정기구독 신청하기  

18.04.16

세상의 창

4월 23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입니다. 이날은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책 읽는 사람에게 장미를 선물하던 풍속일이고 1616년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숨진 날인데서 유래됐습니다. 시대와 사회를 막론하고 책읽기는 인간행위로서 가장 중시된 명제입니다. 책의 날을 정할 만큼 갈수록 세상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책은 세상의 창(窓)입니다. 어떤 책을 통해 세상을 읽느냐에 따라 삶도 가치도 달라집니다. 이런 면에서 경영자이자 컨설턴트로서 피터 드러커의 책들은 종종 경영의 窓이자, 컨설팅의 窓이 되었습니다. 경영과 컨설팅에 관한한 적어도 책읽기는 業에 깊은 울림을 넘어 業에 온전한 실천으로, 業에 변화와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됩니다. 무수한 경영 대가들의 窓으로 業을 배웠지만 결국 경영의 행위로서 컨설팅의 행위로서 읽혀졌다는 의미입니다. KMAC 대표 컨설턴트로서 컨설팅業도 窓이란 생각과 바람을 갖습니다. 컨설팅業을 함으로써 KMAC 5대 사업인 진단평가의 窓을 통해, 컨설팅의 窓을 통해, 리서치의 窓을 통해, 인재개발의 窓을 통해, 미디어의 窓을 통해 우리 경영자들과 산업계에 늘 희망과 비전의 窓이길, 세상의 窓인 책의 날에 소망해봅니다.  

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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