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늑대와 양치기 경영자
작성일: 
2011-04-18 오전 9:52:25
조회수: 
1704

늑대와 양치기 경영자

가끔은 거짓말도 필요하다. 위기에 빠진 기업을 구하기 위해 혹은 앞으로 다가올지 모를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CEO는 가끔 거짓말을 해야 하고 사람들을 속여야 한다. 안일한 상황인식과 대처는 더 큰 위기를 부르기 때문이다. 이솝우화의 한 대목을 통해 보다 멀리 보고 내일을 대비하는 CEO의 자세에 대해 알아보자.

“늑대다~” 절박하게 울부짖는 양치기 소년의 외침이 다급하게 들려온다. 산 아래에서 밭일을 하고 있던 사람들과 점심 먹던 사람들 모두 다 허겁지겁 산 위로 달려왔다. 그리고 소년에게 묻는다. 늑대가 어디 있느냐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남의 일이 아닌 듯 진심을 다해 양치기 소년을 도와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좀 전까지 저기서 있었는데” 대답을 얼버무리며 양치기 소년은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이제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은 습관이 됐다. 골탕 한 번 먹여보자고 시작했지만 재미가 들렸다. “늑대다~” 아주 능숙한 솜씨로 마을 사람들을 불러댄다. 마을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다시 뛰어온다. 그러나 역시 허탕이다.

이번에는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다. 진짜 다급한 목소리가 마을 전체에 울려 퍼진다. “늑대다~” 하지만 문제는 마을 사람들이다. 마을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의 외침에 어떻게 대처할까. 만일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마을 사람이라면 산 위에 올라갈 수 있을까. 아니면 소년의 말을 무시한 채 가만히 있을까.

어떤 사람들은 “세 번째는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올라가봐야 늑대가 없을 확률이 많기 때문이다. 또 괜히 힘을 빼기 싫어서이기도 하다. 설령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양치기 소년은 이제 혼이 좀 나봐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인간관계에서 신뢰를 잃은 결과는 이처럼 섬뜩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일단 올라가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약 이번에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다면 그 피해를 그냥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령 늑대가 없더라도, 그 양치기 소년에게 임무를 계속 맡기기로 한 이상 마을 사람들도 피해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CEO에게만 보이는, 보이지 않는 위험

조직 내에서 양치기 소년은 과연 누구일까. 아마 CEO가 아닐까 싶다. 조직 내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메시지를 가장 자주 보내야만 하는 사람이 바로 CEO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처럼 마을 사람들을 시기해 가짜 경보를 발령하는 CEO는 없겠지만 말이다.

늑대 같은 위기가 항상 가시적인 것은 아니다. 사실 조직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위기가 CEO에게는 보일 수 있다. 이런 위기는 한 번에 회사 전체를 휘청거리게 할 만큼 엄청난 것일 수도 있다. 당신이 만일 그런 회사의 CEO라면 부하들로부터 ‘양치기 소년’이라는 오명을 얻더라도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아야 할 것이다.

사실 마을 사람들이 양치기의 경보에 따라서 올라 올 것인가 아닌가는 전적으로 양치기하기 나름이다. CEO가 평소에 신망을 얻고 있다면 아무리 가짜 경보를 발령하더라도 조직원들은 일사불란하게 그 말을 따를 것이다. 그러나 그만한 신뢰가 없다면 CEO의 말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가짜 경보와 훈련 경보와의 차이를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공개적으로 훈련이라고 발표를 하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이때 CEO는 훈련의 목적을 잘 설명해야 한다. 왜 늑대가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이러한 연습을 해야 하는지 조직원들의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교육과 훈련은 한 번 실시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다. 이웃 일본에서는 어려서부터 지진에 대비한 훈련을 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훈련이라는 믿음이 굳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랑받는 군주가 되기보다는 두려운 군주가 되어라. 그러나 절대로 미움을 받는 군주가 되지 마라.”
인기에 연연하는 지도자는 결국 장기적인 번영을 위해 단기적으로 쓴 약을 처방하는 것을 꺼리는 법이다. 이는 주인의식이 없는 CEO라고 할 수 있다.

인기보단 실리, 조직을 먼저 생각하라

새로운 혁신을 해야만 소생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 지금처럼 가면 결국 다 죽고 만다. 자, 이 사실을 알고 있는 CEO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조직원 모두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 다음의 세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온적 조치를 장기간에 걸쳐 질질 끌고 가면, 리더십에 손상이 올 수 있다. 차라리 조치를 공표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둘째, 일벌백계로 다스려라. 잔인하다는 악명을 얻을까 걱정하는 나약함을 극복해야 한다.

셋째, 술책을 부려서라도 믿게 해야 한다. 부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당장 앞으로 나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 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대해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말했다. “술책이 진리를 이긴다”라고.

왜 이렇게 위험한 방법이 위기에 빠진 조직을 혁신하는 데 필요할까. 혁신을 통해 손해를 보게 되는 구세력은 자신들의 피해 때문에 잘 움직이지 않는다. 반면 혁신을 통해서 이익을 보게 되는 새로운 세력은 그 열매가 당장 실현되지 않기 때문에 역시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혁신을 추진하는 CEO는 종종 사면초가에 빠진다.
위기의식을 적절하게 활용해 조직에 끊임없이 혁신을 가할 수 있는 리더는 위대하다. 그러나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면 결국 신뢰가 무너진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결국 위기가 기회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신뢰에 기반을 둔 리더십이 필요하다. 술책이든 거짓말이든, 신뢰에 바탕을 둔 리더십은 언젠가는 인정을 받는 법이다.


기업의 창의성을 책임질 ‘트리즈’
조직내 균형 잡힌 소통이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