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AC 콘텐츠

  • NEWS ROOM
  • BIZ & INSIGHT
  • ISSUE & TREND

KMAC 컨텐츠

KMAC는 각종 정보 및 서비스 제공을 통한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고객센터
  • KMAC 컨텐츠
  • 경영메신저

경영메신저

  • 애자일 in 매니지먼트

  • 첨부파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자 2019/04/17

  • IT가 중심이 되는 디지털 환경에서 문제는 더 복잡하고 변화는 더 가속화된다. 기업 조직의 새 판 짜기, 조직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다. 최근 경영계에서 ‘애자일(Agile)’이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다. 애자일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 위한 방법론을 넘어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경영 코드로 부상했다. 애자일한 조직은 권한 이양을 통해 자율성을 강화하며 이를 통해 창발을 북돋우는 데 익숙하다. 그 결과 직원의 몰입이 커지면 성과는 따라오게 되어 있다. 이번 호에서는 애자일을 경영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애자일 전환에 성공한 기업들은 어떻게 앞서 나가고 있는지, 애자일 문화를 기업에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색해 본다.

    경영계에 부는 애자일 열풍
    1990년대 중반 소프트웨어 개발의 방법론으로 대두된 ‘애자일¹?’이 이제 비즈니스 전반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문화로서 격상되었다. 구성원 간의 활발한 소통과 협력, 자발성을 강화하는 애자일은 비즈니스의 민첩성을 높이는 방법론을 넘어 조직의 창의성을 촉진하는 문화로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많은 기업들이 애자일 조직을 앞 다퉈 도입 중이다.

    “애자일 조직의 성공적인 운영, 정착을 위해 제도, 과정의 변화를 수반해 소통과 협업을 이룰 것이다.”(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을 제고하고 디지털을 비롯한 조직 전반에 애자일 체계를 활용해 빠르고, 민첩하고, 순발력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김형진 신한금융투자 대표)
    “금융 소비 방식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이제는 ‘디지털 실력’, ‘기민함(Agile)’과 ‘효율성’이 은행의 미래 생존조건이 되고 있다.”(허인 KB국민은행장)
    “변화를 즐기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자. 우리는 애자일 조직 등 다른 건설회사가 가지 않은 길을 선구적으로 가고 있다.”(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사장)
    ‘애자일’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경영계 화두다. 연초 신년사에서 상당수 대기업 수장들이 민첩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애자일’ 전환에 대해 언급했다. 현대자동차, LS그룹, 한라그룹, 유진그룹 등도 애자일 방법론을 경영에 도입했거나 시행을 검토 중이다.
    특히 ‘관리의 삼성’이라고 불릴 만큼 효율을 강조하던 삼성은 2015년 일찍이 애자일 조직으로 변신을 도모했다. 삼성SDS는 애자일코어팀(Agile Core Team : ACT)이라는 전담 팀을 만들고 애자일 전환을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신한, KB, NH농협, KEB하나 등 보수적인 금융권도 애자일 조직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초 ‘S.A.Q(Speed, Agility, Quickness)’를 경영 전략으로 정하고 신속한 실행과 민첩한 대응, 순발력이 강한 조직으로 변신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에이스(ACE : Agile, Centric, Efficient)’, KB국민카드는 ‘스웨그(SWAG : Smart Working Agile Group)’라는 차별화된 애자일 조직을 갖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올해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금융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애자일 운영 체계를 도입했으며 야심차게 준비 중인 디지털R&D센터에도 이를 적용한다.
    KEB하나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 멘토링 센터인 ‘원큐 애자일 랩(1Q Agile Lab)’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는 지난해 4월 보험업계 최초로 전사적인 애자일 조직을 도입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2월 애자일 조직으로 개편하면서 기존 다섯 단계의 조직체계를 ‘본부-실-팀’의 세 단계로 줄였다. 실장의 권한을 강화해 팀 구성이나 폐지 등을 유연하게 하고 공간 중심인 ‘애자일 오피스’를 구축 중이다.

    2019 경영 코드 ‘애자일’
    기업들이 이처럼 애자일 조직으로의 변신을 시작한 이유는 세상의 변화 속도가 상상을 뛰어넘는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제 생각이 자유롭고 유연한 수준의 조직을 넘어 짧은 주기의 반복 실행을 통해 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조직이 필요해졌다.
    그렇다면 애자일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원래 애자일은 소프트웨어 개발의 패러다임 가운데 하나다. 1990년대 중반 처음 등장했을 때는 문서 작업이나 프로세스 설계에 집중하던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였다. 정해진 계획보다 개발 주기, 개발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방법론으로서, 애자일의 사전적 의미인 ‘기민한’ 대처를 위해 끊임없이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피드백을 반영해 수정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을 의미했다.
    이후 2001년 2월, 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결성한 애자일 연합(Agile Alliance)에서 ‘애자일 선언문(Agile Manifesto)’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선언문에서는 “공정과 도구보다 개인과 상호작용을, 포괄적인 문서보다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계약 협상보다 고객과의 협력을, 계획을 따르기보다 변화에 대응하기를 가치 있게 여긴다”라고 강조했다. 또 ‘애자일 선언 이면의 원칙’이라는 구체적인 열두 가지 실행 방법을 제시했다.
    오늘날 애자일은 소프트웨어 개발은 물론 다양한 경영 전략,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차원으로까지 그 활용 범위가 확대되었다.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창의적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실천적 방법론을 넘어 협력과 실행, 개방과 효율성, 스피드를 중시하는 하나의 경영철학으로 진화한 것이다.

    애자일 vs 워터폴 방법론
    애자일 방법론은 한 마디로 오랜 기간 많은 자원을 투입해 완벽을 기하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결과물을 내고 그것에 대해 고객과 시장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고 보완해 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애자일 방법론과 대비되는 것이 워터폴(Waterfall) 방법론이다. 워터폴, 즉 폭포처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일련의 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것으로 ‘발주→계획 수립→과업 세분화→개발→납품’이라는 일련의 흐름을 따르는 방식이다.
    워터폴 방법론은 처음에 수립된 계획에 따라 일괄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발주에서 최종 완성에 이르는 과정에서 고객이나 시장의 새로운 니즈를 확인한다 해도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완성이 되었다 해도 인력이나 시간, 자원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과거 경영환경이 안정적이고 시장이 성장기에 있을 때는 워터폴 방법론도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불안정하며 성장이 저하된 시장에서는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이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
    워터폴 방법론은 또한 계획의 달성 여부를 정기적으로 상부에 보고하는 명령 체계를 특징으로 한다. 위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과 문화에 적합한 방식인 것이다. 반면 애자일 방법론은 변화 대응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전문가 중심의 소규모 팀을 주축으로 하며 역할을 중심으로 한 권한 이양과 책임, 자율적 운영이 특징이다.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애자일 조직
    이재왕 애자일소사이어티 대표는 저서 ‘애자일 & 스크럼 프로젝트 관리’에서 “전통적 방법론은 프로젝트의 성공이 프로세스에 있다고 보는 반면 애자일은 사람들 간의 소통에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혁신의 원천이 사람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구글은 원활한 소통을 위해 3~6명 정도의 개발자들로 소규모 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매일 아침 팀 회의에서 프로젝트 관련 사항을 공유하면서 상호 협력 및 지원에 대해 논의한다.
    구글뿐 아니라 아마존, 페이스북, 시스코 등 미국 기업들에서는 이제 애자일이 보편적인 조직 형태로 자리 잡았다. 빠른 실행력을 자랑하는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은 대부분 애자일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고 필립스, 코카콜라 등 제조업에서도 애자일 조직을 도입해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는 오늘날, 고객 관점의 효율적이고 기민한 변화 대응을 중시하는 애자일 방법론은 더욱 다양한 기업들에게 선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애자일의 가치와 원칙을 성공적으로 조직에 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발표된 버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문화와 애자일 가치의 불일치(53%), 변화에 대한 저항(46%), 경영진의 지원 부족(42%) 등이 애자일의 적용과 확대를 힘들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애자일 문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장애물들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수직적 관리에서 수평적 관리로, 경쟁 중심에서 협력 중심으로, 프로세스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애자일을 위한 애자일’이 아닌 ‘애자일다워지기’를 하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되어선 곤란하다. 애자일 도입 그 자체가 아니라 애자일을 왜 도입하는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우리는 애자일을 한다”고 선언하지 않는다. 그저 문화로서 보여줄 뿐이다.

    1) 애자일(Agile) : ‘기민함’이라는 의미로 1990년대 소프트웨어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처음 등장했으며 최근에는 협력과 실행, 개방과 효율성, 스피드를 중시하는 경영 원칙 혹은 기업문화를 통칭함

    애자일 선언 이면의 원칙
    01.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일찍 그리고 지속적으로 전달해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02. 비록 개발의 후반부일지라도 요구사항 변경을 환영하라. 애자일 프로세스들은 변화를 활용해 고객의 경쟁력에 도움이 되게 한다.
    03.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자주 전달하라. 두어 주에서 두어 개월의 간격으로 하되 더 짧은 기간을 선호하라.
    04. 비즈니스 쪽의 사람들과 개발자들은 프로젝트 전체에 걸쳐 날마다 함께 일해야 한다.
    05. 동기가 부여된 개인들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구성하라. 그들이 필요로 하는 환경과 지원을 주고 그들이 일을 끝내리라고 신뢰하라.
    06. 개발팀으로, 또 개발팀 내부에서 정보를 전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면대면 대화이다.
    07. 작동하는 소프트웨어가 진척의 주된 척도이다.
    08. 애자일 프로세스들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장려한다. 스폰서, 개발자, 사용자는 일정한 속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09. 기술적 탁월성과 좋은 설계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 기민함을 높인다.
    10. 단순성(안 하는 일의 양을 최대화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11. 최고의 아키텍처, 요구사항, 설계는 자기 조직적인 팀에서 창발한다.
    12. 팀은 정기적으로 어떻게 더 효과적이 될지 숙고하고 이에 따라 팀의 행동을 조율하고 조정한다.
    출처 : 애자일 선언문(agilemanifesto.org)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혁신하라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는 ING은행,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의 새 지평을 연 NPR, 최소 인원으로 효율적 조직관리를 실현한 부르트조르그, ‘관리의 삼성’에서 벗어나고 있는 삼성SDS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장점인 지오다노.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기업들에게서 혁신의 비결을 확인해 본다.

    스스로 관리하는 ‘스쿼드’로 구성된 스포티파이
    2008년 스웨덴에서 출범한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약 80여 개국에서 음악 콘텐츠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현재 약 3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약 2억 명이 스포티파이를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스포티파이의 성공은 바로 독창적인 애자일 조직의 힘에서 비롯되었다.

    자율성 가지고 협업하는 독창적 애자일 조직
    스포티파이에는 ‘스쿼드(Squad)’라는 독특한 최소 단위의 팀이 있다. 하나의 스쿼드는 6~12명으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스쿼드는 목적에 따라 자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이해관계자들과도 직접 접촉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작업에 대한 지원 부서의 간섭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음원 배포 권한을 갖는다. 운영 업무는 개발 스쿼드를 지원하는 별도의 스쿼드에서 맡는다.
    각 스쿼드에는 자율성이 무책임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일하는 방식의 개선을 돕는 애자일 코치와 비전을 정의하는 제품 책임자(Product Owner)를 둔다. 애자일 코치는 구성원들의 멘토로서 프로젝트의 진행 사항을 관리하며 제품 책임자는 스쿼드 전체 작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다른 스쿼드와 협업할 때 중개자 역할을 수행한다.
    스포티파이의 직원들은 각자 하나의 스쿼드에 소속되어 있으며 소통은 문서보다 대면 방식이 권장된다.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기면 해당 스쿼드의 모든 구성원은 ‘실패의 벽’이라고 불리는 화이트보드 앞에서 피드백을 교환한다. 실수가 무엇인지, 배울 점은 무엇인지, 개선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하고 공유하기 위함이다.
    스쿼드가 여러 개 모인 조직은 ‘트라이브(Tribe)’라고 부른다. 관련 업무 영역 내 여러 개의 스쿼드가 하나의 트라이브로 엮이는데, 40~150명이 하나의 트라이브를 구성할 수 있으며 가장 이상적인 인원은 100명 내외이다. 트라이브는 각 스쿼드가 생산적이며 혁신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책임이 있다.
    한편 관심사와 소속 트라이브는 같지만 각기 다른 스쿼드에 포함되어 있다면 트라이브 내에 ‘챕터(Chapter)’라는 전문가 조직을 구성할 수도 있다. 보다 확장된 형태로 각기 다른 트라이브의 사람들끼리는 공통의 주제를 연구하는 ‘길드(Guild)’도 형성할 수 있다.
    챕터와 길드의 목적은 동일하다. 문제를 해결하고 팀들을 정렬하고 집중하게 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구성 목적이다. 예를 들어 A 스쿼드의 누군가가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B 스쿼드에는 같은 문제를 쉽게 풀어 낸 사람이 있다. 이때 두 사람이 관심사가 같고 동일한 트라이브에 속해 있다면 챕터를 만들어 쉽게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서로의 트라이브가 다르다면 길드를 구성해서 논의하면 된다.
    이때 챕터의 리더는 모든 챕터 멤버가 향후 이슈를 제시하고 해결책을 논의할 수 있도록 주간 회의를 개최한다. 길드의 경우 해커톤(Hackathon) 과 같은 워크숍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스포티파이만의 고유한 애자일 조직은 자치와 신뢰의 문화를 조직에 심어 주었다. 이는 개인의 사기와 성장을 도와 프로젝트 성공률과 진행 속도를 향상시키고 최소한의 관리로 훌륭한 성과를 내도록 촉진하고 있다.

    고객 중심의 다기능 소규모 조직 운영하는 ING은행
    2015년 여름, 네덜란드의 은행그룹인 ING는 구글, 넷플릭스, 스포티파이와 같은 기업에서 영감을 받아 기존 조직을 애자일 모델로 전환하는 여정에 착수했다. ‘빅뱅급’으로 일컬어지는 ING은행의 애자일 전환 실험은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고객만족도와 직원들의 몰입도가 향상되었고 새로운 금융상품의 개발 속도는 획기적으로 빨라졌다.

    빅뱅급 애자일 조직 개편 단행
    ING그룹에 22년 동안 몸담은 바트 슐라트만 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 인터뷰에서 당시의 경영환경을 이렇게 회고했다. “새로운 디지털 유통 채널에 따라 고객 행동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고객의 기대는 은행업이 아닌 다른 업계의 디지털 리더에 의해 형성되고 있었다. 전통적으로 제품 마케팅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새로운 옴니채널 환경에서 고객 여정을 이해해야했다.”
    실제로 ING은행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5000개가 넘는 지점을 두고 있었지만 디지털 금융이 확산되면서 전체 지점의 70%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때문에 위기를 타개할 과감한 애자일 혁신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ING은행은 2014년 하반기부터 애자일 전환을 위한 전략 및 비전을 세우고 여러 기술 리더로부터 영감을 얻어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13개의 ‘트라이브’를 구성해 그것을 각 9명씩으로 이뤄진 약 350개의 소규모 ‘스쿼드’로 채웠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직원들의 업무 분장 역시 사실상 리셋되었다.
    이전 조직에서 관리자의 지위는 자신이 담당하는 프로젝트의 크기와 직원 수에 따라 결정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애자일 조직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지식을 다루는 방법이다. 가장 큰 변화는 전문성이 서로 다른 계층 간에도 지식과 정보 공유가 가능해진 것이다.
    애자일 조직으로의 전환 작업은 우선 본사 직원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마케팅, 제품 관리, 채널 관리, IT 개발과 같은 핵심 부서에서부터 시작하면 나머지 부분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HR과 재무, 리스크관리 같은 지원 부서들, 콜센터, 운영 및 IT 인프라 관련 조직은 애초에 제외되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애자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애자일을 채택할 수 있게 했다.
    콜센터를 예로 들면, 신발 소매업체 자포스를 벤치마킹해서 팀을 조정했다. 이 팀은 예전보다 많은 권한을 얻었고 경영진의 감독은 더 적게 받는다. 또 법무, 재무, 리스크관리와 같은 기능은 독립적이어야 하므로 스쿼드로 구성하진 않았지만 각 스쿼드를 통해 객관적인 조언이 가능한 체계를 만들었다.
    본사 전체에서 새로운 조직과 업무방식이 구현되기까지는 8~9개월이 걸렸다. 그 중 처음 약 2??개월은 새로운 신경계(Nervous System)에 맞는 타깃 조직을 개발하는 데 소요됐다. 먼저 5~6개의 파일럿 스쿼드를 구성하고 업무환경과 전반적인 설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했다. 그 다음에는 적절한 인재를 선발하고 사무실을 개조했다.
    ING은행은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과 새로운 사무실 구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더 많은 열린 공간을 만들고 직원들 간의 비공식적 상호 작용을 허용하기 위해 건물 벽을 허물었다. 공식 회의를 최소화하고 분기별 성과 점검 보고서(QBR)도 도입했다.
    애자일 혁신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스쿼드에서는 고객의 문제에 기민하게 대응했고 챕터를 통해 베스트 프랙티스와 정보가 심도 있게 공유되었다. 분기별 성과 점검 보고서는 기업 전체의 전략과 소통하는 채널이 됐다.
    새로운 상품의 시장 출시를 앞당기고 직원의 몰입을 늘리며 가장 중요한 고객경험을 개선한다는 목표 역시 모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연 5~6회이던 소프트웨어 개발 주기는 2~3주로 크게 단축되었고 고객만족도와 직원 몰입도, 신제품 판매와 마케팅 속도 모두 전보다 훨씬 향상되었다.
    애자일 조직 도입 전 약 40%를 차지하던 모바일 앱을 통한 소매금융 비율은 애자일 전환 후 약 2년 만에 60% 수준으로 높아졌다. 은행 지점 방문이나 고객지원센터 전화를 통해 처리되는 업무의 비율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ING그룹 CEO인 랄프 해머스는 네덜란드 ING은행의 애자일 전환 실험을 성공적이라고 판단하고 새로운 업무 방식을 네덜란드 이외 지역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500명으로 시작한 작은 변화는 전 세계 4만여 명을 대상으로 확장 중이다.

    파일럿 방송으로 리스크 줄이고 제작 비용 절감한 NPR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국인 NPR(National Public Radio)의 대표 프로그램 ‘TED 라디오 아워즈’는 기존 프로그램 제작 비용의 3분의 1 수준으로 탄생했다. NPR이 프로그램 개발에 도입한 새로운 방식이 바로 애자일이다. 40년이 넘도록 보수적인 프로그램 개발 방식을 고수해 왔던 NPR은 어떻게 변화에 성공했을까.

    40년 만에 바뀐 프로그램 개발 방식
    원래 NPR은 신규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먼저 프로듀서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경영진에게 들고 가 적극적인 설득을 통해 승인을 받으면 그제야 예산이 편성되고 팀이 만들어지는 구조였다. 게다가 제작 과정은 프로그램이 완성될 때까지 철저히 비밀에 붙여야 했다. 당연히 외부의 피드백은 기대할 수 없는 구조였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완성된 프로그램을 지역 방송국에 최대한 많이 팔아야 했다. 그러나 제작 비용을 충당할 만큼의 구매자를 확보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항상 리스크가 존재하는 프로세스였던 것이다.
    결국 NPR은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하고 말았다. 이때 전직 프로그램 개발 담당이었던 부사장 에릭 누줌이 새로운 방식의 프로그램 개발을 주문했다. 그는 디지털미디어 부서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웹사이트를 완전히 개편해 놀라운 개선을 이뤘다는 사실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 접근 방식은 다름 아닌 애자일 방법론이었다. 에릭 누줌과 직원들은 프로그램 개발에 애자일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머리를 맞댔고 ‘파일럿 프로그램’이라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형태를 고안해 냈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정규 프로그램과 달리 적은 제작 인원을 투입해 비교적 수월하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방송 내용을 사전에 공유함으로써 청취자들의 즉각적인 피드백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후 NPR에서 애자일은 당연한 문화가 됐다. 이제 정규 프로그램 편성 전 최소한의 직원들로 몇 개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든 후 청취자나 지역 방송국의 PD 등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작업을 반복해 나간다.
    청취자 의견 수집을 위해서 소셜미디어도 활용한다. 과거처럼 신규 프로그램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이고 공개적으로 청취자 의견을 수렴한 덕분에 리스크는 현저히 낮아졌다. 이는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이런 방식으로 성공을 거둔 것이 ‘TED 라디오 아워즈’와 팟캐스트인 ‘하우 투 두 에브리싱(How to Do Everything)’이다. 게다가 개발 비용이 줄어든 만큼 지역 방송사에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더 많은 청취자를 확보하는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

    50여 명의 직원으로 9000여 명 움직이는 부르트조르그
    네덜란드의 전국 방문 간호사 단체인 부르트조르그는 애자일 방법론을 통해 수십 명의 소규모의 지원 인력으로 1만 명에 가까운 구성원들을 완벽하게 관리한다. 부르트조르그의 애자일 코치인 아드 레페링크는 그 비결에 대해 각 팀이 완전히 자기 조직화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IT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자기 조직화된 독립 팀
    네덜란드에는 훈련된 간호사들이 환자의 가정을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있다. 이러한 방문 간호사들의 단체인 부르트조르그는 2006년 하나의 작은 간호 팀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결성 10년 만에 네덜란드 전역을 커버하는 전국적인 간호 조직으로 성장했다.
    현재 부르트조르그는 매일 6만여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속 간호사 수는 약 9000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 조직을 운영하는 백오피스의 직원 수는 50명 미만이다. 그들 외에 팀을 지원하는 코치 20여 명이 더 있을 뿐이다.
    12명 이내로 구성된 각각의 팀은 완전히 자기 조직화되어 있다. 팀들은 환자에게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하고 작업을 수행한다. 효율적인 교육을 위한 자체 교육 예산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백오피스에서 독립 팀을 지원하는 문화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부르트조르그가 처음 설립되었을 때는 조직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적합한 IT조차 없었다. 결국 부르트조르그는 간호사가 자신의 일을 조직하고 환자를 위해 한 일에 대한 보수를 받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하기로 결정한다.
    부르트조르그의 간호사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시스템을 직접 설명하며 함께 앱을 개발해 나갔다. 간호사가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면 개발자가 그것을 구현한 다음 간호사의 피드백을 확인하는 식이었다. IT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부터 애자일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한편 부르트조르그에는 전략 회의나 다른 구조화된 회의가 없다. 필요 없기 때문이다. 부르트조르그는 처음부터 소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조직관리를 시도했다. 간호사들과 백오피스 직원들은 조직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24시간 확인할 수 있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간호사들끼리 서로 질문하고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다.
    자기 조직화는 결코 ‘관리의 부재’가 아니다. 그것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부르트조르그는 이를 애자일 방법론을 통해 성공적으로 해결했다.

    점진적 애자일의 삼성SDS와 신속한 의사결정의 지오다노
    삼성과 애자일은 얼핏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관리의 삼성’이라 불릴 정도로 타이트한 조직관리가 유명한 기업이 바로 삼성이다. 하지만 삼성은 국내 어느 대기업보다 먼저 본격적이고 체계화된 애자일 조직 전환을 시도했다. 바로 삼성SDS가 그 주인공이다.

    삼성SDS의 애자일 코칭 그룹 ACT
    삼성SDS에는 애자일 문화를 전사에 전파하는 ACT(Agile Core Team)라는 조직이 있다. 개발실 산하의 ACT가 이례적인 것은 삼성이라는 애자일하기 어려운 대기업에서, 그것도 보텀업에 의해 생겨난 조직이라는 점이다.
    현재 ACT를 이끌고 있는 신황규 그룹장은 처음에 개발자로서 애자일이라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에 흥미를 느꼈다. 자신의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적용해 보니 실제로 성과가 나타났다. 이제 관심의 대상이던 애자일은 연구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2007년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XP(extreme programming) 2007’ 콘퍼런스에서 페라리 F1 소프트웨어 개발팀의 수석 엔지니어인 피에르조르지오 그로시의 기조강연을 들으며 그는 큰 충격을 받는다. 강연자 자신은 애자일(XP)이 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와 팀원들이 지난 30년 동안 일한 방식이 바로 애자일의 전형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20명 정도의 팀원이 3주 단위로 모여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잘한 점, 부족한 점을 공유하며 팀 단위의 지속적인 개선 방법을 스스로 찾았다. 애자일이라는 용어가 통용되기 훨씬 이전부터 진정으로 ‘애자일하게’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삼성SDS에서 본격적으로 애자일 전환을 추진한 것은 2015년이다. 애자일을 활용한 개발 성공 사례들이 나오면서 경영진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자 신황규 그룹장 등 사내 혁신가들이 나서 경영진에게 삼성도 애자일 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몇 달 후 경영진도 변화 혁신을 위한 애자일 조직에 공감했다. 마침내 공론화가 시작됐고 회사의 지원을 통해 20여 명의 혁신가들이 모인 ACT가 탄생했다. 현재는 75명의 구성원을 거느린 ACT그룹으로 성장했으며 애자일 방법론과 문화를 전파하는 코칭 활동을 하고 있다. 애자일 코치 양성과 애자일 교육도 담당한다.
    ACT그룹은 소속 개발자를 프로젝트에 파견해 ‘1대1 페어링(Pairing)’을 통해 제품 개발의 전체 단계에 애자일을 적용하기도 하고 사업의 성격이나 파트너의 요구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애자일 퍼즐’ 방식 등으로 일을 한다.
    ‘ACT 패스트 프로그램’도 있다. 고객이 원하는 납기와 기능 등을 맞추기 위해 외부 파트너사와 협력이 필요할 경우 애자일 코치를 해당 프로젝트에 파견해 파트너사의 역량이나 규제 상황 등에 적합한 애자일 기법을 찾아 프로젝트가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파트너사 스스로 애자일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오다노의 방사형 애자일 조직
    삼성이 애자일과는 다소 부조화스러운 이미지였던 것과는 반대로, SPA 브랜드 지오다노는 애자일과 꽤나 어울릴 법한 조합이다.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하고 빠르게 캐치해 시즌 상품에 즉각 반영하는 ‘패스트패션’이 바로 SPA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지오다노가 섬유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2017년 영업이익률 10%를 기록하며 3년 만에 2배 가까운 증가를 기록한 것에 대해 한준석 지오다노 대표는 애자일 조직 혁신을 그 일등공신으로 꼽는다. 애자일을 통해 지오다노는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고객 및 시장의 니즈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 용이한 조직이 되었다.
    한준석 대표는 지난해 열린 섬유패션 CEO 포럼에서 “애자일 조직은 빠르고 정확한 반응과 판단이 가능해 회사 자원관리의 효율이 올라간다”며 애자일을 “앞으로 온라인 유통이 야기하는 혁신적 변화에서 민첩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지오다노는 재무, 판매, 마케팅, 디자인, 구매·생산의 5개 사업 부문이 CEO를 가운데 두고 방사형으로 펼쳐져 있다. 각 부서가 CEO와 동시에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간관리자, 임원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최종적으로 경영진에 닿는 기존의 피라미드형 조직보다 훨씬 민첩하게 움직인다.
    이에 대해 한국패션협회 관계자는 “몸으로 부딪치고 같이 호흡하는 병렬식 의사소통이 조직 효율을 높여 준다”며 “(애자일 조직일수록) 각 팀과 최고 경영자 역량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지오다노가 1997년 1만 9800원이던 베이직 티셔츠 3색 패키지 가격을 20년도 더 지난 지금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애자일한 경영을 통해 제조, 물류, MD 등 생산 전반에 걸친 비용 절감을 이룬 덕분이다. 직원 1인당 평균 매출은 영업이익 100억 원이 넘는 국내 상위 15개 패션기업 평균보다 3배 가까이 많다.
    디지털이 비즈니스의 중심에 놓이고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뀌어 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오다노는 패션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애자일 방법론이 있다.
    고정관념 없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젊은 인재를 채용하고 전 직원에게 열려 있는 개방적인 시스템, 고객에 늘 한결같으면서도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기업정신이 지금의 지오다노를 만든 원동력이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애자일은 IT, 금융, 방송, 패션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산업에서 중요한 핵심 경영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성공한 애자일 모델만을 성급하게 따라한다고 해서 애자일해지지는 않는다. 다양한 방법론을 막연히 적용하려는 생각은 경계의 대상이다.
    애자일 철학을 세우고 지켜 나감으로써 그것이 조직문화로서 체화되도록 해야 한다. 결국 애자일하려 애쓰지 않는 것이 어쩌면 가장 애자일한 것이 아닐까.

    애자일 조직을 만들기 위해 고려할 사항
    애자일이 경영계의 핵심 키워드라고는 하지만 모든 조직이나 업무에 애자일 방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조성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존의 워터폴 방식을 무조건 애자일 방식으로 바꾸고자 하는 것 또한 관리 획일주의의 한 일면”이라고 지적한다. 애자일 방식에 적합하지 않은 업무도 조직 내 분명히 존재하며, 특히 일정한 주기를 두고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업무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경우 기존 조직과 애자일 조직을 공존시킨 ‘양손잡이형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으로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 실제로 독일의 정밀기계 제조기업인 보쉬는 신규 사업 조직은 애자일 방식으로, 전통적 기능식 조직은 기존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애자일이 각광받는 이유는 지금의 경영상황에서 최적의 대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애자일은 단순한 방법론이 아니라 ‘문화’이자 ‘철학’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애자일 전환의 결과를 단기적인 재무 성과로 측정해선 안 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문화를 바꾼다는 생각으로 끈기를 갖고 변화를 추진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일하는 방식 그 자체로서 애자일이 기업에 녹아들 때 비로소 애자일한 조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애자일형 리더십
    애자일 조직으로의 전환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경영진의 리더십이다. 많은 경영진이 애자일을 개발자 레벨에서 수행하는 기술적 업무 정도로 생각하지만 애자일은 단순히 프로세스만 바꾼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개발자는 물론 중간관리자와 경영진 등 조직 전체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바꾸어야 성공할 수 있다.
    이재왕 애자일소사이어티 대표는 저서 ‘애자일 & 스크럼 프로젝트 관리’에서 “애자일에서 리더의 역할은 사람들이 잠재력을 발휘하고 서로 협력하여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하도록 이끄는 역할이지 상위 관리자나 기술 리더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기존에는 경영자가 중심이 되어 모든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톱다운 방식이었다면 애자일에서는 가능하면 직원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그 중 최선의 안이 결정되면 보텀업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피플앤비즈니스의 이재형 교수는 “모든 이노베이션은 결국 리더십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테슬라의 경우 CEO인 엘론 머스크 스스로가 이노베이터 DNA를 갖췄으며 직원들 또한 이런 리더를 보고 배우며 부지불식간에 영향을 받아 이노베이터 DNA를 갖춰 나간다”고 말한다. 그리고 “애자일형 조직 개편과 함께 최고경영진과 임원들, 팀장들이 애자일형 리더로서 사고방식과 행동을 철저히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즉 경영진뿐 아니라 팀 리더들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특히 조직이 커지고 구성원의 숫자가 늘어나면 애자일 전환 업무를 책임지는 팀 리더의 역량에 따라 프로젝트의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애자일형 리더는 관리자가 아니라 코치 또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지시와 통제보다는 구성원의 소통과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냄으로써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 출처 : 월간 CHIEF EXECUTIVE 2019년 4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