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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기업을 unboxing하다

  • 첨부파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자 2019/04/19
  • 홀라크라시 경영의 선두주자, 아트라에
    최근 일본의 경제가 다시 부활하면서 경제 생태계 역시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의 활약은 괄목할 만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비상장 스타트업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가치 1000억 원이 넘는 스타트업만 47개사로 나타났다. 이에 본지에서는 ‘일본 기업을 unboxing하다’ 시리즈를 통해 일본 현지 기업을 직접 방문해 국내 산업계에 경영 인사이트를 전하고자 한다.
     

    일본의 고급 주택가이자 옛스러움과 세련됨이 교차하는 아자부주반에 위치한 HR테크(Human Resource×Technology) 기업 아트라에(Atrae)의 오피스. 기업의 본사를 두는 위치라는 점에서 보면 아자부주반이라는 고급 주택가를 선택했다는 자체가 신선하다.
    그리고 이러한 신선함은 바로 기존의 회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회사답지 않은 새로운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아라이 요시히데 아트라에 대표의 생각과 잘 맞아떨어진다.

     

    회사답지 않은 회사를 만들자
    전형적인 일본의 회사와는 다른 회사를 추구하는 아트라에는 하버드, 스탠포드, 포브스에서 다룰 정도로 해외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라이 대표를 만나기 전에 먼저 아트라에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아트라에는 2003년에 직원 2명으로 설립되어 현재 5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젊은 기업이다. 회사의 역사는 비록 짧지만 이미 토요타 등 일본을 대표하는 상장기업들이 속한 도쿄증권거래소(토쇼) 1부에 상장되어 있으며 연매출 23억 엔(약 230억 원), 영업이익 7억 엔(약 70억 원)을 올리는 작고 젊지만 강한 기업이다.
    아트라에는 구체적으로 IT·웹 업계의 구인 미디어 ‘그린(Green)’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즈니스맨을 위한 매칭 애플리케이션 ‘옌타(yenta)’, 조직관리 플랫폼 ‘위복스(Wevox)’ 등의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창업 이외의 인생 플랜은 없었다
    아자부주반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고층의 사무실로 올라가면 요즘 유행하는 코워킹스페이스 같은 세련된 오피스 플로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직원들 간의 소통을 중시한다는 기업문화에 딱 맞는 공간이다. 젊은 기운이 넘치는 사무실을 가로질러 인터뷰가 진행되는 아라이 대표의 방으로 갔다.
    아트라에를 설립한 아라이 대표는 조치대학 이공학부 출신으로 졸업 후 인재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텔리젠스(현 파솔캐리어)에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인텔리젠스는 당시 리쿠르트 출신들이 창업한 젊은 회사로 구인정보, 인재 파견 등의 H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공학부 출신들이 엔지니어의 길을 걷는 것과는 달리 아라이 대표는 문과 출신들이 주로 취직하던 HR 서비스 회사에 뛰어들었다. 그 이유를 묻자 “입사 전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1년차 혹은 2년차부터 바로 중요한 일을 맡겨 주는 회사를 찾았고 그것이 인텔리젠스였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들이 수년에 걸쳐 직원들에게 하나하나씩 배워 가도록 하는 반면에 인텔리젠스는 신입사원에게도 본인이 원하면 책임 있는 일을 맡기는 회사로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창업을 하는 데에는 인텔리젠스에 입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이공학부 출신자로서는 이례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실제로 인텔리젠스는 아라이 대표가 입사 2년차가 되었을 때 자회사의 사장 자리를 제안했다. 인텔리젠스 자회사 사장으로 3년 동안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영자로서의 경험을 쌓았고 회사가 인텔리젠스에 통합되자 아라이 대표는 주변의 만류를 무릅쓰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여기서 반전이 있다. 사실 그는 아무런 비즈니스 모델 없이 그저 입사 이전부터 가졌던 창업하고 싶다는 욕구와 의욕만으로 인텔리젠스 자회사에서 고락을 같이 했던 동료와 덥석 창업부터 한 것이었다. 아라이 대표의 이러한 창업 과정은 일반적인 창업의 정석과는 상반된다.
    흔히 창업 교육에서는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투자자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검증을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아라이 대표는 창업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회사부터 만들었다. “비즈니스는 뭐든 아무래도 좋다”면서.
    이런 그의 말을 들으며 의문이 하나 생겼다. 비즈니스 모델도 없는 창업이 실패할 경우에 대한 우려는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아라이 대표는 조금의 뜸도 들이지 않고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그 이유를 묻자 “이미 여러 곳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있었고 몸담고 있던 인텔리젠스에서도 언제든지 돌아와도 된다고 했기 때문에 ‘망해도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창업을 하지 않고는 못살 것 같은 창업 DNA가 아라이 대표의 몸속에서 활개를 치고 있었고 그것이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초월하고 있었던 것 같다.

     

    홀라크라시 조직의 탄생
    비즈니스 모델도 없이 일단 회사부터 만든 아라이 대표는 아자부주반에 오피스를 연 것부터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기업을 하려면 한국의 여의도처럼 기업이 밀집해 있는 마루노우치 같은 지역에 오피스를 두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아라이 대표는 감색 양복의 샐러리맨으로 넘치는 지역에서는 새로움과 자유로움이 형성되기 힘들다고 판단해 고급 주택으로 즐비한 아자부주반에 오피스를 두었다. 그러면서 일본의 일반적인 회사 조직은 너무나 이상하다며 창업할 때 가졌던 생각을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전근 발령을 내면 가족을 남겨 두고 혼자서 발령지로 갑니다. 전혀 행복하지 않은 선택을 회사의 명령이니 따르는 것이죠. 게다가 대부분의 샐러리맨들은  불만이 있어도 얘기조차 하지 않는 풍토가 기업에 내재되어 있어요. 회사는 직원의 행복보다는 충성만을 요구하는 풍토를 당연시 여기고요.”
    아라이 대표는 이러한 전형적인 일본 기업들에 반발해 기존 회사의 틀에서 벗어나 연극 극단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로 가득한 조직을 만드는 데 몰두했다. 그리고 고민의 결과 복장과 헤어스타일 규정, 출퇴근 시간, 근무 장소 그리고 상사가 없는 조직을 만들었고 이것은 아라이 대표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홀라크라시의 대명사로 불리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 말라는 규정 외의 모든 것이 실현 가능하다
    아트라에의 오피스에서는 아기띠를 한 채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군데군데 보인다. 그리고 아라이 대표의 방은 때로 숙제를 하거나 유튜브를 보는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변하기도 한다. 바로 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회사에 데려오는 동반 출근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겨우 최근에 들어서야 일부 기업에서 자녀 동반 출근 제도가 생겨나고 있는 정도이지만 아트라에는 다른 어느 기업보다 빨리 이를 허용했다. 그런데 그 시작이 좀 의외의 계기였다. 동반 출근을 금지하는 복무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한 직원이 아이를 데려왔고 직원들은 귀엽다며 모여들었다. 그 후 너 나 할 것 없이 아이를 데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지금은 당연한 것이 되었다. 아라이 대표도 아내가 일이 있으면 만 3살의 딸을 데려온다. 지금 일본에서 자녀 동반 출근은 일하기 혁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트라에는 태생이 다르다. 안 된다는 규정이 없다 보니 직원들이 필요에 의해 아이를 회사에 데려왔고 그것이 하나의 제도처럼 자리 잡은 것이다.
    아라이 대표는 묻는다. “관리라는 미명 하에 하지 말라는 규정을 계속 만드는 조직에 근무하는 직원이 행복할까요, 아니면 스스로 생각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기회를 열어 주는 직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행복할까요.” 바로 직원의 행복을 최우선시 하는 CHO(Chief Happiness Officer)의 자세가 홀라크라시를 견인하는 일본 기업, 아트라에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뷰 박윤 일본 경제경영 칼럼니스트 hunhope@hotmail.com
    ※ 아트라에의 홀라크라시 운영, 업무 평가 등 구체적인 조직관리 방법과 한국 기업에 주는 인사이트는 다음 호에 소개됩니다.

    1) 홀라크라시(Holacracy) : ‘자율적이면서 자급자족적인 결합체’라는 의미의 ‘홀라키(Holachy)’와 ‘통치’를 뜻하는 ‘크라시(Cracy)’가 합쳐진 말로 조직의 위계질서를 완전히 파괴한 형태다. 팀 단위로 운영되며 모든 직원이 동등한 위치에서 같은 책임을 지고 일한다.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IT 스타트업, 아트라에

    아트라에는 ‘직책의 철폐’, ‘일본 최초로 전 직원에 대한 특정 양도 제한부 주식 부여’,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관리하지 않는 유연한 근무 형태’ 등 독특한 조직 운영으로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IT 벤처기업이다.
    2003년 창업한 이래 현재 5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IT·웹 구인 미디어 ‘그린’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즈니스맨 매칭 앱 ‘옌타’, 조직관리 플랫폼 ‘위복스’ 등의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이미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되어 있으며 연매출 23억 엔, 영업이익 7억 엔을 올리는 일본의 작지만 강한 HR테크 기업이다.

     

     

    - 출처 : 월간 CHIEF EXECUTIVE 2019년 4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