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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경제 시스템에 대비하라

  • 첨부파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자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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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전환은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만나 인류의 생태계를 급속도로 바꿔놓았다. 위기와 반전의 기회가 혼란스럽게 공존하는 이때,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까. KMA가 주최한 최고경영자조찬회에서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변화하는 경제 패러다임에 대응하는 방법을, 이종관 성균관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가치관에 대해 제시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세계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보건 위험을 내재화하기 시작했고 언택트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디지털 전환이 더욱 빨라졌다. 글로벌 가치사슬(GVC)도 위축되고 있다. 감염병으로 국가가 셧다운되고 공장이 문을 닫으면 가치사슬에서 중요한 부분이 상실되기 때문에 전체가 위험해진다. 따라서 GVC를 자국이나 안전한 주변국에 모으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가치사슬의 지역화 및 다핵화가 눈에 띈다. 현재 세계 경제는 미국, 중국, 독일을 거점으로 하는 북미, 아시아, EU 지역으로 블록화되어 있다. 그 중에서 중국은 공급망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서 중국이 보건 위험으로 타격을 입을 경우 GVC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때문에 각국의 탈중국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노동 환경에서의 불평등도 심화됐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노동자는 임금 상실이 없고 보건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대면으로 일해야 하는 노동자는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특히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많이 줄었다. 임금 수준이 낮은 계층은 큰 타격을 받았으며 회복도 잘 안 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대응의 결과로 정부 개입이 강화되었다.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서 간신히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IMF의 정부 부채 변화 추이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상황은 2차 세계대전 때와 비슷하다. 대공황 때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그만큼 각국 정부가 엄청난 재정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력이 없는 신흥국이나 최빈국은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여기서도 양극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를 대비한 한국판 뉴딜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 7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수요와 공급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여기서 말하는 수요는 과거에 있는 것을 복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디지털과 그린 관련 신산업에서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 민간과 기업이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 등 세 가지를 핵심 사안으로 삼고 10대 대표 과제와 28개 분야별 세부 과제를 내놓았다.
    먼저 디지털 뉴딜의 경우 현재 전 세계에서 진행하고 있는 수요 진작책과 궤를 같이 한다. D.N.A.(디지털, 네트워크, 인공지능) 생태계 강화, 교육 인프라 디지털 전환,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를 통해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그린 뉴딜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저탄소 사회로 전환하려는 글로벌 흐름에 따라 탄소 중립(Net-zero) 사회를 지향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공간, 생활 인프라의 녹색 전환과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 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과제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사회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만큼 해결이 아주 시급하다.
    환경 문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과제다. 유럽은 2019년 EU 지도부가 교체되자마자 유럽 그린딜을 발표했고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기후 변화 대응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무역과 관련해 환경 문제가 매우 중요해졌다. 한마디로 친환경으로 바꾸지 않으면 무역 시장에 나갈 수 없게 되었다. 철강, 시멘트, 석유제품 등 탄소 집약 상품에 대한 전면 검토가 필요해진 시점이다.
    안전망 강화는 코로나19로 인한 단기 고용 충격을 극복하고 미래 고용 시장의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추진된 과제다. 단순히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 미래 고용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특히 디지털과 그린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고 미래 적응형 직업훈련 체계로 개편하는 교육 투자에 주목할 만하다.
    한국판 뉴딜의 세 가지 축을 지역 단위로 재조정한 것이 바로 지역 균형 뉴딜이다. 주요 과제가 구현되는 것은 결국 각 지역이기 때문이다. 많은 것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현실에서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여러 개의 지역 클러스터를 활성화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도 이러한 방식으로 지역 균형을 달성하고 있다.



     
    ESG경영으로 지속가능성 추구
    디지털 전환에 대비하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의 과제다. 디지털 무역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관련 규제, 법제, 제도를 정비해야 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디지털과 관련해 글로벌 규범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특히 데이터 지역화는 국가 간 의견이 가장 일치되지 않는 이슈다.
    오늘날 모든 데이터는 디지털화되어 있다. 이미 디지털 공간에서 데이터를 형성하거나 아날로그로 생성된 데이터도 디지털로 변환시킨다. 이렇게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하느냐 아니면 데이터가 발생한 국가 내에 둘 것인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이 데이터 지역화에 적극 찬성하는 한편 중국은 반대하고 있으며 EU는 그 중간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데이터 지역화와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 지난해 데이터 3법을 통과시켰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제화된 바가 없어 추가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전자상거래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WTO는 디지털 무역의 가능 여부나 개방 정도 등 여러 논의를 지속하고 있고 합의된 부분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 상당 부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FTA와 관련해서는 어떨까. 한국은 디지털 협정 면에서 한참 뒤처진 상황이다. 한미 FTA만 보더라도 디지털과 관련한 조항이 거의 없다. 구체적인 데이터 규제가 정비되어 있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기업에게 간다. 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데이터 관련 법제를 지속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이처럼 세계 경제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는 지금, 기업은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경영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ESG는 경영 전략의 핵심 기준이 되었다. 이미 시장에서는 ESG를 제대로 하고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따라서 경영자들은 기존에 하던 모든 기업 활동도 ESG 차원에서 재해석해야 한다.



     
    이종관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
    대재앙인가, 대전환인가 코로나 혁명과 인류의 미래

    4차 산업혁명은 독일의 인더스트리4.0을 모태로 피어났고 이 혁명을 이끌고 가는 실질적 지도자는 AI다. 4차 산업혁명 혹은 디지털 전환에 관해서는 두 가지 상반된 미래 전망이 있다. 바로 테크노 퓨쳐리즘(Techno Futurism)과 휴먼 퓨쳐리즘(Human Futurism)이다.
    대세는 테크노 퓨쳐리즘이다. 요약하면 과학기술이 인간 존재를 질적으로 혁신해서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다는 과학기술 지상주의 혹은 과학기술 결정론적 입장이다. 증강 인류를 미래상으로 제시하며 첨단 과학기술이 인간의 성능을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증강시키고 나아가 인간의 치명적 결점인 죽음까지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영생하는 포스트 휴먼(Post Human)을 예고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처음으로 한 사람이 레이 커즈와일이다. 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과학기술자이자 미래학자이며 구글의 미래사업을 총괄 지휘하는 CTO다. 커즈와일은 “인간의 미래는 영생”이라고 말하며 우리 몸이 죽어도 두뇌와 마음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복제해 2045년쯤에는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예측한다.
    이런 테크노 퓨쳐리즘의 입장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속성의 공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첨단과학기술이 가속적으로 발전하면 인간을 완전히 공학화해서 자연적 인간에서 포스트 휴먼으로 급격히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이 ‘숙성의 미학’이다. 모든 것은 적절한 시간을 들여야 가장 바람직한 상태에 도달한다는 관점이다.
    인도적 미래주의자들은 “테크노 퓨쳐리즘이 첨단 과학기술로 무장하고 있지만 가치론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바로 휴먼 퓨쳐리즘을 주장하는 입장이다. 테크노 퓨쳐리즘이 죽음을 인간의 최대 결함이자 과학기술을 통해 제거해야 할 것으로 보는 반면 휴먼 퓨쳐리즘은 오히려 혁신의 원동력으로 본다.



     
    디지털 코로나의 역습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진행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코로나19로 인해 비약적으로 진행됐다. 전 세계의 화려한 도시는 코로나19 침공으로 텅 비었고 사람들은 디지털 공간으로 도피했다. 그 증거로 IT·첨단기업의 주가와 매출이 어마어마하게 폭등했다. 테크노 퓨쳐리즘이 예고한 미래가 의외의 요인을 만나 비약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급격한 디지털 전환이 인류의 미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인류에게 영광의 왕관(Corona)을 씌워줄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바이러스의 시대를 가져올 것인가. 불행히도 디지털 코로나가 역습할 위험이 있다.
    첫 번째 위험은 초격차 사회로 인해 사회적 파열이 생길 가능성이다. 빈부의 격차는 코로나19 침공 이전에도 이미 나타났지만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양극화가 그야말로 극단을 달리고 있다.
    2019년 뉴욕타임스는 “기술이 점점 극소수의 사람에게 천문학적인 부를 집중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가 하루에 5200만 달러 수입을 올리는 동안 아마존의 배달 노동자들은 하루에 30달러로 연명하고 있는 현실이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불행에 시달리는데 지난해 미국의 부호들은 1000조의 재산을 증식했다.
    이러한 추세를 치유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탈노동·초격차 시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AI와 로봇으로 인간 노동의 가치는 이미 급격히 하락했다. 열심히 일해서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허구가 되어 버렸다. 과거에는 노동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을 극복했지만 지금은 많은 젊은이들이 대박의 망상을 쫓고 있다. 0.1%의 승자와 99.9%의 패자를 만들어 내는 투기 경제 시스템은 결국 파열될 수밖에 없다.
    둘째, 스마트 선형경제의 급진전으로 생명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인류는 ‘손가락 쇼핑’이라는 마법으로 손쉽게 물건을 배달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선형 소비경제에서는 모든 것을 자원으로 취급하는 만큼 소모된 후에는 결국 어마어마한 폐기물이 남는다.
    근대 이후 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이 바로 선형 소비경제 시스템이다. 선형 소비경제는 소비 욕망을 맹목적으로 증식해야 제대로 작동되는 것이고 이는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 및 또 다른 팬데믹으로 이어진다. 결국 팬데믹은 기후, 경제, 생명 공동체의 복합적 존재론적 위기라 할 수 있다.



     
    스마트 순환경제를 향한 혁신
    여러 위기가 있지만 미래를 향한 대반전은 충분히 가능하다. 디지털 기술을 역적용해 경제 구조를 심층적으로 혁신한다면 말이다. 크게 세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디지털 기술의 가상화, 비물질화 능력을 적용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가능하면 선형경제의 치명적 약점인 물질적 과잉 생산소비 경제를 비물질적 창조감상 경제로 도약시킬 수 있다. 지금 유행하는 메타버스(Metaverse)1)가 이미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물질을 소비하기보다 메타버스에 들어가서 디지털 이미지와 캐릭터, 디지털 서사 및 내러티브를 소비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미래 세대의 주요 경제활동 영역이자 디지털 아틀리에가 된 것이다. 메타버스에서는 경쟁하고 소모하기보다 감흥과 공감을 갖게 한다. 나아가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콘텐츠가 창조된다. 
    둘째, 모든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순환경제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제품이 생산되고 폐기되는 과정을 잘 추적하면 폐기물에 숨은 가치를 재발견하는 순환경제로 발전할 수 있다. 한국은 이미 순환경제를 위한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 이제까지 선형경제를 스마트화하는 데 힘썼다면 이제는 순환경제를 스마트화하는 방향으로 기술 적용을 전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본의 형성 목적과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 시장 이익의 극대화가 아니라 사회적 이익을 산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아야 하며 소셜 파이낸스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미래에 인류는 완전히 다른 렌즈를 통해 세계를 보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도 ESG를 넘어 모든 것을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고객은 소비자가 아니라 재창조자이며 상품은 소모 폐기물이 아닌 공유 가치창출 매개물이 되어야 한다. 즉 기업은 고객의 재창조 행위를 촉진시키는 서비스 혹은 서비스 매개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1) 메타버스(Metaverse) : ‘현실세계(Universe)’와 ‘가공·추상(Meta)’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 출처 : 월간 CHIEF EXECUTIVE 2021년 4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