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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을 가다] 가장 한국적인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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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가장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들은 사회적 기준이 아닌 각자의 가치 기준에 따라 구매하고 행동한다. 항공권과 숙박비는 끝까지 최저가를 찾아 헤매지만 스스로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현지 이벤트나 활동에는 과감히 투자한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앞뒤가 안 맞는 소비 패턴이 그들에게는 지극히 합리적인 소비활동인 것이다. 이러한 고객의 행동 특성과 니즈에 맞춰 차별적인 플랫폼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여행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마이리얼트립’이다.

    한국의 해외여행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9% 늘어난 4556만 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최근의 해외여행 패턴을 보면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자유여행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동건 대표는 이러한 시장의 잠재력을 예측하고 2012년 마이리얼트립을 창업했다.
    처음에는 현지 가이드와 자유여행객을 연계해 주는 사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숙박, 항공, 액티비티, 명소 입장권, 교통 패스 등 2만여 개의 상품을 제공하는 국내 최고의 ‘자유여행 플랫폼’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부터는 그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패키지 여행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패키지의 문제를 장점으로 바꾸는 역발상을 통해 맞춤형 프리미엄 패키지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 이로써 해외여행 전반을 다루는 국내 최대의 ‘해외여행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잘못된 결합을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
    그동안 패키지 여행은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개인이 아무것도 준비할 필요 없이 모든 것을 맡기고 편하게 갈 수 있다면 다른 산업에서처럼 풀 서비스에 대한 프리미엄 비용이 붙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여행 산업은 ‘편하다’는 가치와 ‘싸다’는 가치가 잘못 결합되어 강제 쇼핑과 같은 기형적인 운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모든 여행사가 똑같은 코스에서 천편일률적인 상품을 만들다 보니 하나라도 더 넣어야 고객을 유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극기 훈련과 같은 빡빡한 일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패키지의 또 다른 문제는 개성과 여행 목적이 다른 불특정 다수의 ‘동행자’들이 모여서 간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어느 한쪽에 맞출 수가 없기 때문에 모두가 불만인 여행이 되기가 쉽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러한 문제를 오히려 세일즈 포인트로 삼았다.
    동행이 있다는 번거로움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아 팀을 구성하면 오히려 큰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축구 마니아들로 영국 축구 여행 패키지를 만들면 연령대와 상관없이 관심사를 나누게 될 것이고, 여행 내내 좋은 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즉 ‘동행의 가치’를 제대로 살리면 패키지 본연의 장점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프리미엄 패키지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마이리얼트립이 가장 많은 현지 여행상품을 갖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패키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 그런데 맞춤형 서비스는 고객들의 특성이나 니즈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마이리얼트립만의 독보적 역량이 발휘된다.
    마이리얼트립은 직원의 절반 이상이 IT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데이터를 분석하는 팀과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천하는 팀이 따로 존재한다. 덕분에 AI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들은 몇 번 탐색하지 않아도 취향에 딱 맞는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게 된다.
    고객들은 항공권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목적지, 여행 기간, 선호 항공사, 좌석 등급, 인원 등 많은 정보를 남기게 되는데, 이러한 정보들을 조합하면 대략 그 여행객이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원하는 수준에 맞는 숙박과 좋아할 만한 투어나 액티비티를 추천해 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호황은 좋고 불황은 더 좋다
    마쓰시타 그룹의 창립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호황은 사업이 잘 돼서 좋고, 불황은 시장논리에 의해 경쟁사들이 정리가 되어 다시 정상화되었을 때 더 큰 사업 기회가 오기 때문에 비즈니스 찬스가 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마이리얼트립은 매년 3배 이상의 성장을 해오고 있고, 올해도 지난해 거래액 1300억의 3배 이상인 5000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에는 돌발변수가 있기 마련이고 여행 업계에도 10년 주기로 위기가 있었다. IMF, 서브프라임에 이어 올해는 일본 여행 보이콧과 홍콩 사태, 중국의 항공 노선 확장 불허 등 인기 여행지의 판로가 막히는 변수가 발생했다.
    그러나 마쓰시타 회장의 말처럼 경쟁력 있는 기업에게는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사실 IMF때도 많은 여행사들이 줄도산을 했지만 허리띠를 조르고 비상경영을 외치면서 버틴 여행사들은 IMF가 끝나고 경기가 돌아오자 그 수혜를 모두 입었다. 
    마이리얼트립도 지금의 위기를 풍선 효과에 의해 일본, 홍콩 이외의 다른 지역에 대한 여행 수요가 늘면서 오히려 사업 영역을 키워 갈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현재 1위인 부분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마이리얼트립은 상품의 개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해도 인건비의 비중이 크게 늘지 않는 가벼운 구조를 가지고 있어 지금과 같은 돌발 위기에도 다른 여행사들에 비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상품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감은 물론 여행 후기의 개수와 내용이 소비자의 선택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후기 관리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여기에 여행 앱의 편리성을 높여 검색, 탐색, 추천이라는 경험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까지, 3가지 차원에서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최고의 복지는 좋은 동료와 일하는 것
    지금 이동건 대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좋은 엔지니어들을 스카우트하는 것이다. 회사의 경쟁력은 프로페셔널 집단에서 나온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프로페셔널한 인재란 일이 자신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사람이다. 일이 생계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고 일에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어야 스스로 하기로 한 날짜에, 하기로 한 퀄리티로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재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좋은 인재들은 이미 기존의 직장에서 인정을 받으며 좋은 조건에서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으로 옮길 이유가 없다. 졸업 후 바로 창업을 한 이동건 대표가 가장 어려움을 겪은 부분도 바로 제대로 된 멤버로 조직을 세팅하는 것이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그가 얻은 결론은 ‘최고의 전문가’를 모셔 오면 자연히 그 아래 훌륭한 멤버들이 모여 프로페셔널 집단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삼고초려가 아니라 ‘10고 초려’를 해서라도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모시는 것에 올인하고 있다.
    좋은 직장이란 성공의 장, 성장의 장이 되는 곳이라고들 하는데, 이동건 대표는 직장에서의 가장 큰 복지는 훌륭한 동료와 함께 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 정의한다. ‘이런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것이 행운이다’라는 느낌이 들 수 있는 프로들로 집단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고 믿는 것이다.
    프로들은 스스로의 일에 책임을 가지고 완수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재택근무나 유연근무 등 직급과 상관없이 자율에 맡긴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집에서 일을 해도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랑 차이가 없이 정보가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한다.
    그래서 마이리얼트립이 추구하는 조직문화는 우선 스스로 책임지는 프로페셔널 집단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조직에 공헌한 만큼 정확하게 인정해 주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경우 성과로 말하고 성과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혁신이 어려운 이유
    모든 산업에 걸쳐서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고 있고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전문가를 영입하고 전담 조직을 만들어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여행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대형 여행사들이 마이리얼트립과 거의 유사한 형태의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오픈해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위협적인 것은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모바일 강자가 여행업으로 사업을 확장해 오는 것이다.
    금융업의 디지털 혁신에 있어 기존의 금융기관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것을 핀테크라 하는 것처럼 여행업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트래블테크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대다수의 대형 여행사에서 큰 성과를 못 내고 있는 것은 디지털 혁신이 담당 부서만의 숙제처럼 되어 있어 추진 속도가 느리고 구성원들의 사기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 비즈니스 부문으로 발령이 난 직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전 부서에서는 유럽 여행을 담당하면서 몇 백억의 볼륨을 가지고 성과를 내고 인정도 받았는데, 이제 시작하는 온라인 비즈니스에서는 제대로 성과도 나지 않고 그만큼 조직 내에서 인정을 못 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혁신은 전사 차원에서 모든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하므로 CEO의 역할이 절대적이고 AI나 빅데이터 같은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마이리얼트립에서는 빅데이터가 매일 다루는 것이기에 오히려 용어 자체도 거의 쓰지 않으며 AI도 하나의 유행어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대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러한 혁신 기술을 사용해서 고객들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것에 성공하느냐이다. 즉 고객경험에 중점을 두고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가 성장해야 직원들이 성장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신이 성장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다닌다. 특히 저연차일수록 당장 연봉 1000만 원을 더 받는 것보다 훌륭한 사람들 밑에서 일을 하면서 빨리 배우고 싶어 하고 세상의 이슈가 되는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직원들이 빨리 성장하도록 만들어 주려면 매년 회사가 성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동건 대표는 매년 3배씩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금까지 그것을 달성해 왔다.
    물론 회사가 커진 만큼 올해 거래액 목표인 5000억을 달성하더라도 내년에 3배인 1조 5000억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지난해 외국에서 쓴 돈이 37조 원이고 출국자 수 기준으로 전 세계 9위를 하고 있어서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
    사업계획은 현실적으로 3년까지만 잡는다. 지금과 같은 격동기에 3년 후를 예측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재무구조에 있어서도 투자사의 옵션에 묶여 단기 성과와 상장에 집착하는 일반적인 스타트업과 달리 마이리얼트립은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최대 4번까지 누적 투자를 받기도 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투어 및 액티비티 전문회사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여행자들이 현지에서 무엇을 하려 하든 모든 문제들을 다 해결해 주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 한국의 모든 해외여행자들로부터 ‘마이리얼트립에 가면 답이 있다’는 말을 듣는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는 것이 목표다.

    인터뷰 오진영 KMAC 부사장·사진 김성호


     


    - 출처 : 월간 CHIEF EXECUTIVE 2019년 9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