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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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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 속에서 성공하는 기업은 항상 대다수의 기업들이 그 시기에 추구하는 방식과는 다른 차별화된 전략으로 기회를 잡아 왔다. 특히 불황 탈출을 위해 기존의 사업 모델을 고수하지 않고 지금까지 주목받지 않았던 영역에서 새로운 서비스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등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왔다. 본지는 지난해 ‘장기 불황을 돌파한 일본 기업’에 이어 2019년 연중기획에서는 각 국가별로 전개되는 불황의 특징과 그 안에서 살아남아 성장한 기업들의 생존 키워드를 통해 국내 경영자들에게 경영 인사이트를 제시하고자 한다.


    불황에 살아남으면서 성장하는 생존 키워드


    20세기 초반의 대공황을 거치고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 동력은 전반적으로 둔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전후로는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넘어 성장하는 기업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정보혁명 이후 21세기에 들어서 세계 각국이 직면한 불황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났다. 하나는 2008년에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이고 또 다른 하나는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서 전개된 국가 재정악화, 즉 소버린 리스크였다. 먼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리먼 쇼크로 불리는 미국발 금융위기부터 살펴보자.
    1990년대에 붐을 일으켰던 정보혁명(IT 버블)이 끝나면서 미국 경제에는 서서히 불황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대책으로 금융기관은 고도의 금융기술을 통해 저소득층을 위한 저금리 대출 기법(서브프라임 모기지)을 개발했고 이로 인해 주택 버블이 발생했다.
    당시 미국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정권 유지를 위한 1%대의 저금리 정책을 계속하다 보니 주택 버블의 붕괴로 인한 여파는 더욱 컸다. 실제로 금융위기로 인한 피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불황의 쓰나미를 초래했다.
    다음으로 유럽에서 발생한 불황인 소버린 리스크 혹은 유럽 국가부채 위기에 대해 살펴보자. 여기서 말하는 소버린 리스크란 2009년 10월 그리스의 정권 교체 과정에서 국가 재정의 분식회계가 드러나면서 시작된 유럽의 연쇄 경제위기를 뜻한다.
    실제로 소버린 리스크는 스페인, 포르투갈 등 EU 회원국(PIIGS)은 물론 헝가리와 라트비아 등 중동 유럽 국가에까지 직간접적 영향을 끼쳤으며 유럽 각국의 심각한 경기악화를 초래했다.

    세계 각국을 휩쓴 불황의 시나리오
    이처럼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나타난 불황으로 인해 당시 각 나라를 대표하던 기업들조차 도산이 잇따랐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미국 자동차업계의 거인으로 불리던 GM이다. GM이 도산한 이유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지적되고 있다.
    하나는 GM 내부의 노사 간에 발생한 비용의 문제다. GM은 황금기를 누리던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사이 퇴직자의 노후 의료비와 연금까지 모두 회사가 부담하는 협약을 UAW(전미 자동차 노조)와 체결했다.
    당시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국가가 사회보장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국가를 대신해 기업이 직원의 다양한 사회보장비를 부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GM도 그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토요타, 혼다 그리고 현대기아자동차와 같은 아시아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하면서 GM이 노조와 체결한 이 비용은 재무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GM 도산의 또 다른 이유는 주주를 만족시킴으로써 경영자의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단기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경영이 재정 건전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초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가 붐을 이루자 많은 기업과 노조가 연금 적립금을 주식 시장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금융 시장에 돈이 모여들자 GM의 경영자는 장기적인 시점에서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보다는 단기적인 시점에 주가를 상승시켜 배당 이익을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전략을 수립했다.
    그런데 GM의 이러한 단기 이익을 목적으로 한 전략은 일본과 한국 자동차업계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적자를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고 결국 도산에 이르고 말았다.
    유럽 국가들에서도 불황 속에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안정적인 사업 분야로 여겨졌던 항공사마저 도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바로 이탈리아의 국적기로 2008년에 도산한 알리탈리아이다. 알리탈리아의 도산 원인으로는 낮은 서비스 질과 높은 결항률 등 많은 요인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유럽으로 확대된 불황으로 인한 이용자의 감소와 LCC의 등장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GM과 알리탈리아 도산의 본질적인 원인을 살펴보면 새로운 시장을 이끄는 경쟁자들의 등장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GM의 경우는 신차 개발보다 인수합병을 통한 단기적 차익 실현에 몰두했고 알리탈리아는 LCC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에 대처하지 못했다. 즉 시장의 변화를 읽어 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변화 속에서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할지 그 키워드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불황 속 성장 기업의 키워드
    미국의 리먼 쇼크와 유럽의 소버린 리스크 이후 진행되는 불황 속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신생 기업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 기업들에는 이들만의 공통적인 특징, 키워드가 있다. 바로 ‘아이들 이코노미(Idle Economy)’¹?이다.
    2008년을 전후로 불황에 직면한 선진국들에서는 많은 물건이 넘쳐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국가에서는 물건은 넘쳐나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인구는 줄어들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사용되지 않는 물건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서로 이어 주는 플랫폼이 형성되었다.
    그 결과 공급자와 수요자가 일방적으로 판매하고 구매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필요로 하는 소비자가 있을지 모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것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새로운 관계에 근거한 서비스와 제품의 수요 공급을 형성하는 시장이 형성되었는데, 바로 이것을 ‘아이들 이코노미’라고 부르고 있다. ‘아이들(Idle)’은 본래 ‘사용되지 않는’, ‘놀고 있는’이라는 뜻의 형용사다.
    2008년 이후 불황 속에서도 세계 선진 각국에서는 자동차, 가전, 주택 보급률이 매우 높았고, 특히 자동차 보유는 가구당 1대를 초과하고 있다. 자동차는 사용 시간보다 주차 시간이 많고 가전도 실제로 사용하는 시간보다 잉여 시간이 많았다.
    그러면서 이처럼 사용되지 않는 때에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에서 제공되고 있는 에어피앤피(Airpnp)라는 서비스는 화장실을 빌려 주고 싶은 사람과 화장실을 빌리고 싶은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서비스이다. 화장실조차 사용되지 않는 시간에 대여해서 수익을 올리려는 서비스가 나올 정도로 아이들 이코노미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 이코노미의 원조가 바로 미국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인 에어비앤비와 우버이다. 이들 외에도 리모델링하고 싶은 사람과 전문가를 이어 주는 하우즈(Houzz), 시스템 개발 크라우드소싱 기업 업워크(Upwork) 등이 속속 등장해 불황 속에서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와 같은 아이들 이코노미 기업들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이들 이코노미는 하나의 물건을 모두가 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당연히 경제 규모는 작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버와 같은 서비스가 더욱 확대되어 모두가 차량을 가지지 않게 되면 자동차 판매대수는 감소하고 필요한 주차장의 수도 줄어들며 보험 가입자도 감소한다. 이렇게 기존에 있는 제품의 시장이 축소되면 자연히 경제의 파이는 줄어들게 된다. 아이들 이코노미를 주도하는 기업은 커지지만 기존의 기업들은 자리를 잃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 이코노미가 시장을 주도하는 상항에서 기존의 플레이어, 즉 주류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가면 좋을까. 물론 일본의 경우처럼 정부가 나서서 법제도를 기반으로 기존의 업체를 보호하는 방법을 취할 수도 있다.
    일본은 에어비앤비의 경우 법을 개정해 민박업 신고를 하고 허가를 받도록 해서 진출 장벽을 만들었다. 우버의 경우도 도로운송법의 법규 내에서 운행을 하도록 엄격한 규제를 두었다. 중국 역시 구글의 진입을 막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제도를 무기로 삼아 아이들 이코노미 기업의 성장과 확대를 제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미국, 유럽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한 이들 기업은 더 이상 한 국가의 영역 안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전개하지 않고 국경을 초월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플레이어들의 2가지  방향성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기존의 플레이어로 불리는 주류 기업들이 불황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로 좁혀진다. 아이들 이코노미 형태의 기업들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경쟁을 하든지, 아니면 기존의 사업을 유지하면서 아이들 이코노미 기업과 협력을 도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이 완전 자율차량을 개발하고 카셰어링 서비스 제공 기업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는 향후 자동차의 수요가 줄어들 것을 고려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지 준비해야 한다. 이때 기존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물류 운송에 특화된 고부가가치의 차량을 개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구글 등과 협업을 통해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을 같이 추진하는 것이다. 즉 대기업들은 싫든 좋든 기존의 사업을 축소하고 아이들 이코노미 기업과 협업을 할지 다른 길을 갈지 결정해야 하는 전환점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항상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불황과 호황의 시대는 교차되어 왔다. 영국의 섬유 산업은 산업혁명을 전후로 국가를 대표하는 산업이었다. 이후 섬유 산업은 유럽 각국이 저렴한 노동력의 인도 등 식민지 국가에 진출하면서 정체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영국은 섬유업이 아닌 당시 선진 각국이 패권을 다투던 물류, 즉 해운업으로 눈을 돌렸다. 그후 증기선과 해군의 군사력을 활용해 세계의 물류를 장악해 왔다. 실제로 P&O와 같은 기업들은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 냈다. 물론 P&O가 지금은 경영 부진으로 인해 두바이의 해운회사에 넘어가 있지만 당시에는 경기를 주도하는 성장 동력의 상징적인 기업이었다.
    다른 예로 P&G의 경우를 보자. P&G는 1920년대 미국의 대공황이 일어났을 때 매출이 3년 동안 1억 9200만 달러에서 9400만 달러로 50% 이상 하락했다. 당시 대다수의 기업들이 불황 속에서 재정 압박을 해소하고자 광고 예산을 삭감하는 가운데, P&G는 오히려 가장 새로운 매체였던 라디오의 멜로드라마 시리즈 제작을 지원하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것이 결실을 맺어 라이벌을 제치고 매출 확대를 이루어 냈다. 

    1) 아이들 이코노미(Idle Economy) : ‘아이들(Idle)’은 본래 ‘사용되지 않는’, ‘놀고 있는’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지 않는 때에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경제를 의미함.




    - 출처 : 월간 CHIEF EXECUTIVE 201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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