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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열티 경영의 대표주자, 칙필레이

  • 첨부파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자 2020/06/19
  • 미국에서는 매년 7월 매출액 기준 레스토랑 순위를 발표한다. 지난해에는 맥도날드가 1위, 스타벅스가 2위를 차지했다. 우리도 잘 아는 글로벌 브랜드다. 그런데 3위에 오른 업체의 이름이 낯설다. 칙필레이(Chick-Fil-A). 발음하기도 힘들다. 수많은 외식 브랜드를 꺾고 매출액 기준으로 순위에 오른 칙필레이는 어떤 회사일까.


     

     


    칙필레이의 창업자인 트루엣 캐시는 1946년 고향인 조지아주에 ‘드와프그릴(Dwarf Grill)’이란 이름의 작은 식당을 열었다. 운 좋게도 다음해 12월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가 드와프그릴 근처에 공장을 설립했다. 수입을 꾸준히 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1967년에는 ‘칙필레이(Chick-Fil-A)’라는 독특한 이름을 지닌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칙(Chick)은 닭(Chicken), 필(Fil)은 저민 살코기(Fillet), 에이(A)는 A등급을 의미한다.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는 치킨 샌드위치 전문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칙필레이는 2018년 미국 내 매출 기준 7위에 위치했지만 지난해 네 단계를 뛰어넘어 3위에 올랐다. 웬디스, 버거킹, 타코벨, 서브웨이 등 우리가 아는 수많은 외식 브랜드를 꺾고 맥도날드, 스타벅스에 이어 매출액 3위를 차지한 것이다.
    성급한 분석가는 칙필레이가 조만간 스타벅스를 누르고 2위까지 도약할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맥도날드 385억 달러, 스타벅스 204억 달러, 칙필레이 100억 달러로 2위 매출이 3위의 두 배 이상이지만 분석가는 점포 수 및 점포당 매출액을 근거로 제시했다.
    2018년 미국 내 맥도날드 매장 수는 1만 4000여 개 정도인 데 반해 칙필레이는 2300여 개에 불과하다. 점포당 매출액은 맥도날드 280만 달러, 칙필레이 460만 달러 정도이다. 매장 개수가 아직 맥도날드의 16%에 불과하니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논리이다. 물론 전적으로 최고경영자의 의지에 좌우될 것이다.
    치킨 샌드위치가 주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광고에는 소가 등장한다. 1995년부터 시작된 ‘닭고기 많이 드세요(Eat Mor Chikin)’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시선을 끌기 위해 철자법도 일부러 틀리게 표기한 캠페인은 미식축구나 농구 경기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젖소 복장을 한 아르바이트생들이 “닭고기 많이 드세요”라고 외치는 식이다.
    TV 광고에도 닭이나 닭고기는 나오지 않고 젖소 여러 마리만 출연해 계속 “닭고기 많이 드세요”라는 말을 반복한다. 닭고기를 많이 먹으면 소고기를 그만큼 적게 먹는다는 발상이다. 이 캠페인이 인기를 모으면서 칙필레이라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단기 쿠폰 활용보다 장기 로열티 형성에 주목


    우리에게 생소한 칙필레이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음식점이니 당연히 맛은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포드자동차 공장이 들어선 것처럼 사업 초기의 재무적 불안정성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운도 작용했다. 하지만 로열티경영의 대가인 프레더릭 라이헬트는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로열티에는 고객 로열티, 종업원 로열티, 투자자 로열티가 있다. 먼저 고객 로열티를 살펴보자. 어떤 고객은 2% 할인 때문에 경쟁업체로 간다. 어떤 고객은 20% 할인에도 이탈하지 않는다. 로열티, 즉 충성도가 높은 고객은 기업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이를 고객 유지율이라고 한다.
    A, B, 두 개의 기업이 있는데 A는 고객 유지율이 95%, B는 50%라고 가정해 보자. A기업은 매년 5%의 고객이, B기업은 50%의 고객이 떠나는 셈이다. 5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 A기업엔 5년 전 고객의 77%가 남아 있는 반면 B기업은 단지 3%만이 남는다. 엄청난 차이인 것이다.
    ‘고객 유지율이 5% 증가하면 매출액이 2배 증가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는 고객 유지율이 90%에서 95%로 증가할 때를 빗댄 표현이다. 고객 유지율이 90%란 얘기는 이탈율이 10%, 즉 한 고객과 거래 기간이 10년이란 이야기다. 고객 유지율이 95%가 되면 이탈율이 5%가 되어 거래 기간이 20년으로 늘어나는데 총 거래 기간이 두 배이므로 매출액이 두 배가 된다는 의미다.
    10년, 20년씩 거래하면서 고객 생애가치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수익성은 1년이라는 단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최초로 고객이 되었을 때부터 그 기업을 떠날 때까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다는 뜻이다.
    보험이나 은행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한 번 거래를 트면 웬만하면 평생 간다. 따라서 우리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면 비록 당해년도에는 투자한 비용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을지라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것이 로열티경영의 근간이다.
    패스트푸드점 같은 업계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 고객을 더 자주 오도록 하기 위해 할인 쿠폰을 관행적으로 사용한다. 칙필레이는 이런 관행이 정말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했다. 쿠폰 고객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연구한 결과 쿠폰을 갖고 오는 고객들은 돈을 적게 쓰며 반복 구매도 덜 하고 가장 바쁜 시간에 쿠폰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쿠폰이 없는 충성 고객들은 속은 느낌을 받는다는 것을 발견했고 빈번한 가격 판촉은 고객에게 상품이 정상가만큼의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경향이 있음도 알게 됐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칙필레이는 할인 쿠폰을 없애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오직 신상품을 도입하거나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경우에만 쿠폰을 제공한다.
    비록 할인 쿠폰은 없앴지만 판촉물까지 없앤 것은 아니다. 그런데 칙필레이가 어린이들에게 제공하는 판촉물은 다른 레스토랑이 제공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맥도날드나 웬디스, 버거킹과 같은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어린이 메뉴에 값싼 장난감을 끼워 주는 반면에 칙필레이는 동화책, 어린이 도서, 유익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CD 등을 제공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자. 어떤 생각이 들까. 칙필레이는 어린이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호감도가 고객 로열티를 더욱 강화시킨다.



     
    유능한 직원에게 높은 임금을


    이제 종업원 로열티를 살펴보자. 종업원 로열티가 높으면 일도 열심히 하고 활기차고 긍정적인 조직 분위기가 형성된다. 높은 성과는 당연히 따라온다. 따라서 ‘어떻게 해야 종업원 로열티를 높일 수 있는가’는 경영학계의 오랜 관심사이다.
    먼저 동종업계에서 최고 수준으로 대우해야 한다. 헨리 포드가 남긴 명언이 있다. “임금 감축은 비용 절감을 가져 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용을 증가시킨다. 비용 최소화 달성의 유일한 방법은 유능한 직원에게 높은 임금을 지불해 잘 활용하는 것이다.” 줄 거 다 주면서 일 잘하게 만들라는 의미이다.
    능력 있는 직원은 그들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낄 때, 일이 재미있고 의미 있을 때 그리고 회사 이윤에 기여했다는 것을 인정받을 때 열심히 일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칙필레이는 관리자의 경력 관리 방식이 경쟁 체인과 전혀 다르다. 대부분의 체인은 관리자를 전배시켜 가면서 직위와 보수를 점차 늘려 간다. 소규모 매장에서 중간 규모 매장으로, 그 다음에는 대규모 매장으로 전배하고 때로는 신규 시장으로 보내기도 한다. 이런 테스트에 합격하는 사람은 지역 스태프의 지위로 승진시키고 더 뛰어난 인재는 본사로 불러들인다.
    칙필레이는 이런 인사 제도를 거부한다. 칙필레이에서는 관리자를 여러 매장으로 전배시킴으로써 기존 관리자가 직원이나 고객과 형성해 놓은 유대관계를 파괴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본사에서 일할 전망이 없다는 사실을 걱정하는 관리자는 거의 없다. 그들은 월급쟁이 경영자가 아니라 해당 식당의 소유주(주인)라는 의식을 갖고 행동한다.
    관리자의 대부분은 지금 있는 곳에서도 1년에 10만 달러 이상 벌 수 있기에 굳이 본사로 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매장 한곳에 머물면서 1년에 10만 달러 이상 벌 수 있는 곳은 업계에서는 칙필레이가 유일하다. 이들의 목표는 CEO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점을 경영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반면 경쟁사는 유능한 매니저일수록 레스토랑 관리에서 벗어나 지역 본사의 스태프가 된다. 불행히도 이는 최고의 능력을 지닌 관리자일수록 현장, 즉 고객과 일선 직원으로부터 점점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생산성 향상에 어떠한 기여를 하는지 점점 모호해지게 된다.
    창업자인 트루엣 캐시는 “우리 회사는 서로 평생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없는 한 절대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사람을 고용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 자녀가 이 사람 밑에서 일하게 되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는 칙필레이의 매장에 위치한 장식판에도 잘 새겨져 있다. “당신이 판단했을 때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사람들만 사귀도록 하라. 그들이 당신을 위해서 일하든, 당신이 그들을 위해서 일하든 간에.”
    매장 운영자의 평균 이직률이 40~50%에 달하는 미국 식당업계지만 칙필레이는 4~6%에 불과하다. 하급직원(Crew) 이직률 역시 업계 평균인 200~300%에 비해 120%로 다른 체인보다 낮다. 여기에는 회사 정책이 도움이 된다.
    칙필레이는 1973년부터 ‘리마커블 퓨처스(Remarkable Futures)’라는 이름의 직원 대상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1인당 최대 2만 5000달러(약 2800만 원)가 지급되며 2018년 10월 기준 수혜자가 3만 6000명을 넘어섰다.



     
    투자자 로열티를 만드는 가족기업


    마지막으로 투자자 로열티를 살펴보자. 이는 투자자가 한 기업에 오래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 투자, 가치 투자라는 단어를 들으면 워런 버핏이 떠오른다. 그는 투자는 하지만 경영에는 관여 안 하기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한 가지 관여하는 것이 있다. 최고경영진의 보수 체계를 재조정해서 경영진의 인센티브가 장기 투자자의 이익과 일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CEO로 하여금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게 해 주면서 종업원 로열티, 더 나아가 고객 로열티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변신하도록 도움을 주는 셈이다.
    칙필레이는 창업자인 트루엣 캐시가 2013년 아들인 댄 캐시에게 회사를 물려주었다. 가족기업인 탓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기업 실적이 엉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고객, 종업원, 투자자의 충성도가 빛을 발한다. 칙필레이의 사례를 보며 우리 회사의 입장에선 어떤 것이 도입 가능할지 잠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 출처 : 월간 CHIEF EXECUTIVE 2020년 6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