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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현대 서울은 왜 스스로를 백화점이라 칭하지 않는가

  • 첨부파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자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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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그룹이 야심차게 준비한 공간이 드디어 오픈했다. 지난 2월 24일 개장한 ‘더 현대 서울’의 이야기다. 의외성은 공간 브랜드 이름에서부터 이미 시작된다. 백화점이란 단어를 브랜드명에 쓰지 않으면서 스스로가 백화점이 아니라고 선언하기 때문이다. 더 현대 서울이 스스로 백화점이길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 현대 서울에 가면 백화점이라 부르지 않는 이유를 말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1층의 대로변으로 이어진 메인 출입구에서 공간으로 들어가면 방문객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장소가 바로 ‘워터폴 가든(Waterfall Garden)’이라고 불리는 공간이다. 
    자그마치 높이 12m에서 떨어지는 인공 폭포의 소리를 들으며 하늘을 쳐다보면 끝없이 높은 천고가 보인다.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하는 건축 기법인 보이드(Void)를 활용해 위로 쳐다보면 자연스럽게 각 층이 노출되도록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총 6층 규모로 이루어진 각 층 사이로 나무가 보이고 그 속에서 여유롭게 커피나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의도적으로 각 층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식음료 공간을 두어서 방문객들에게 이곳에서는 단순하게 물건을 사는 행위뿐 아니라 고객들이 편하게 먹고 마시는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워터폴 가든 옆에는 ‘스튜디오 스와인(Studio Swine)’이라는 180평 규모의 거대한 아트워크 공간이 존재한다. 방문객들이 현대카드를 보여주거나 현대백화점의 H-포인트 앱을 깔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체험 아트 공간이다. 
    흥미로운 공간이기에 많은 방문객들이 현대백화점의 앱을 깔고 입장을 하고 싶어 한다. 방문한 고객들의 데이터를 자연스럽게 획득할 수 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연스럽게 잇는 좋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1층의 가장 핵심 공간에 객단가가 높은 판매 매장들을 넣는 대신 휴식 공간과 체험 공간을 전면으로 내세우면서 첫인상부터 ‘우리는 물건을 파는 단순한 백화점이 아닙니다’라고 선언을 한다. 




    판에 박힌 공식 깨고 층별 테마 담은 네이밍
    각 층별로 테마를 담은 네이밍도 흥미롭다. 기존의 백화점들은 판에 박힌 공식처럼 지하 1층 식품관, 1층 해외 명품 및 화장품관, 2층 여성 패션관 등으로 층을 구성했다. 반면 더 현대 서울은 층별 테마를 정하고 그 테마에 잘 어울리는 공간들을 구성한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지하 2층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넘나드는 MZ세대들의 개성과 남다른 취향을 만족시키는 다채로운 콘텐츠가 존재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Creative Ground)’로 칭한다. 
    지하 2층은 1층과 더불어 더 현대 서울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공간이다. 여의도역 지하철과 연결되어 있기에 주로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젊은 세대들이 이 공간을 대면할 가능성이 높다. 지하철에서 내려 지하 통로를 이용해 공간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곳이 바로 ‘팝업 아이코닉(Pop Up Iconic)’이다. MZ세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들이 이 장소에 다양한 기획전 형태로 소개될 예정이다. 
    판매 공간이 아니라 의미 있는 문화 기획전 공간을 통해 방문자들에게 ‘이 공간의 존재 목적은 당신의 열정과 크리에이티비티를 되살리기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공간 전체를 돌아보면 이 층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먹고 마시고 입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자신만의 독창성을 보여주며 흥미로운 방식으로 전체 공간들을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요하다면 백화점 안에 편의점을 입점하는 파격적인 시도도 꺼리지 않는다. 아우어베이커리를 필두로 MZ세대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들을 선보여 온 CNP 컴퍼니가 론칭한 신개념 편의점 ‘나이스 웨더(Nice Weather)’가 입점되어 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식품 매장 ‘테이스티 서울(Tasty Seoul)’은 4438평 규모의 국내 최대 식품관이다. 가장 돋보이는 곳은 식품 매장 중앙에 위치한 ‘22 푸드트럭 피아자’로 400평 규모의 푸드트럭 식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더 현대 서울이 위치한 여의도의 로컬 문화 중 하나인 ‘여의도 밤 도깨비 시장’을 더 현대 서울에 맞게 변형해서 내놓은 것이라 볼 수 있다. 
    ‘테이스티 서울 마켓’이라고 명명한 프리미엄 푸드 마켓 역시 다채로운 고객경험을 주려고 노력한 세션들을 선보인다. 특히 프레시 테이블 존은 다양한 제철 야채를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취향에 맞게 손질해서 판매한다. 예를 들어 배추가 제철일 때에는 깍둑 썰기, 다지기, 편 썰기 등 8가지 중 원하는 형태로 손질해 준다. 맛있는 음식을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요리해서 먹고는 싶으나 재료 손질을 하기 싫어하는 젊은 주부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만든 공간이다. 




    기획력이 돋보이는 실내 공원과 미래형 매장
    더 현대 서울의 백미는 바로 5층에 있다. ‘사운즈 포레스트(Sounds Forest)’로 명명되는 5층에 도착하면 왜 해당 명칭을 사용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올라가자마자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것은 1000평이 넘는 규모의 실내 공원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방문객들은 새소리와 물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에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공간에 한가롭게 앉아서 음악을 듣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공원 중앙에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지니와 협력해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만 읽으면 쉬면서 듣기 좋은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주는 자연스러운 서비스를 통해 사운즈 포레스트란 브랜드 스토리가 그대로 방문객들에게 체험 형태로 전달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해 두었다. 결국 ‘도심 속 숲’을 모티브로 마치 공간이 위치한 여의도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인 여의도공원에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6층에 위치한 ‘언커먼 스토어’ 역시 더 현대 서울의 기획력이 아주 돋보이는 공간이다. 일종의 무인 매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의 응용기술과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을 현대백화점그룹 자체 기술로 구현한 일종의 미래형 매장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 매장을 판매용보다는 젊은 세대들이 자신들의 SNS에 찍어 올리고 싶어지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체험 장소로 만들었다. 공간은 아주 작지만 매력적으로 인테리어해 수많은 인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가 현대백화점그룹의 기술을 감성적으로 느끼며 자신의 SNS에 올릴 만한 사진을 찍고 기념으로 제품을 구매한다. 무조건 크게 만드는 것보다는 이런 작지만 기술 홍보의 측면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한 색다른 무인 매장을 여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물건이 아닌 경험을 판매
    결국 더 현대 서울에 가면 방문한 매장이 남기보다는 경험이 남는다. 백화점에 다녀온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경험이 공존하는 핫한 복합 문화공간을 다녀온 느낌을 받는 것이다. 즉 더 현대 서울은 물건을 팔려고 하기보다는 경험을 판다.
    그런 이유로 더 현대 서울은 공간의 50% 이상을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모험을 한다. 천고는 끝없이 높고 각 층의 곳곳에 휴식 공간을 배치해 두었다. 동선 폭이 넓어 실내가 아닌 야외를 걷는 느낌을 준다. 최대 동선 폭이 유모차 8대가 동시에 다닐 수 있는 8m 이상이라 자녀가 어려 유모차에 태워서 다녀야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더 현대 서울은 매장 공간보다는 고객들이 함께 웃고 떠들며 그들 스스로의 경험과 추억을 쌓아가는 공간들을 더 많이 제공한다. 결국 이런 모험은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오프라인 공간이 살아남기 위해서 반드시 도전해 봐야 하는 가보지 않은 길일 수 있다. 
    이 혁신적인 공간에 대한 방문객들의 초반 반응은 아주 뜨겁다. 오픈한 주 주말 하루 동안 벌어들인 매출은 102억 원이다. 프리 오픈 기간을 포함한 6일 동안 매출은 370억 원으로 예상 목표액을 두 배 이상 넘어섰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여러 가지 상품들을 모아 판매하는 공간인 백화점(百貨店)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피어나는 경험 공간인 백화점(百話店)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 출처 : 월간 CHIEF EXECUTIVE 2021년 4월호 -